인천시-시흥시, 사업실현에 역점…'빅5' 두 병원 거리 4km에 불과
가능성 희박 전망…"두 병원 세워지면 하나만 살아남을 수도"
물길 하나 사이 송도세브란스-시흥서울대병원 동시 건립될까
인천 송도세브란스병원과 경기 시흥서울대병원 건립 사업이 약 4km 거리 안에서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시와 시흥시는 각각 지역 발전을 위해 병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의료 수요가 제한적인 동일 생활권 안에 국내 '빅5' 병원 중 2개 병원이 동시에 들어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연세대는 2018년 3월 인천시와 체결한 협약에 따라 2020년 착공, 2024년 준공을 목표로 500병상 규모의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병원이 들어설 송도 11공구 33만6천㎡ 땅을 조성원가(3.3㎡당 389만원)에 공급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송도세브란스병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본사가 있는 송도에서 글로벌 바이오헬스클러스터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며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협약 체결 후 2년 넘게 별다른 진전이 없자 인천 지역 정가에서는 연세대의 사업 추진 의지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협약 사항 이행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강원모 인천시의원은 지난 5일 한 토론회에서 "최근 연세대가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2026년 이후로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2024년까지 병원 건립을 달성할 수 없다면 협약은 당연히 파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송도 인근 배곧신도시에서는 시흥서울대병원 건립 사업도 추진돼 송도세브란스병원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흥시와 서울대병원은 2026년 개원을 목표로 국비 등 5천948억원을 들여 800병상 규모의 시흥서울대병원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연내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시흥시와 서울대는 배곧신도시에 서울대 시흥스마트캠퍼스와 글로벌 교육·의료 산학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월 경기도와 함께 3자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길 하나 사이 송도세브란스-시흥서울대병원 동시 건립될까
인천시와 시흥시는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상대방의 사업 추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송도세브란스병원과 시흥서울대병원 예정 부지는 직선거리로는 불과 4km 거리여서 의료 서비스 수요를 고려할 때 두 병원 모두 건립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는 두 병원 예정지 사이에 바다 수로가 있어 차로 20분 정도 걸리지만 향후 송도와 시흥을 잇는 배곧대교가 개통되면 10분 안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인천시 관계자는 "두 병원을 합치면 1천300병상 규모인데 송도·시흥과 주변 지역까지 의료 수요를 고려할 때 과잉 투자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사업 당위성은 물론 어느 쪽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한지도 사업 실현 여부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균희 연세대 약학대학장도 최근 토론회 발제 요약문에서 "두 병원은 위치상 환자 풀을 공유하고 있어 둘 중 하나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지난달 서승환 연세대 총장이 박남춘 인천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연세의료원이 송도세브란스병원 건축설계 우선 협상대상자와 8월 초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한 점 등을 토대로 연세대에 조속한 사업 추진을 독려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