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노조 "경비 허술" 지적에 제작진 "즉각 보호조치"
KBS 곡괭이 난동에 황정민 아나운서 입원…라디오 대체 진행
KBS쿨FM(89.1㎒) '황정민의 뮤직쇼' 측은 전날 벌어진 스튜디오 유리창 파손 사태와 관련해 황정민 아나운서가 입원했으며 대체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6일 "전날 한 괴한이 생방송 중인 KBS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 전부를 곡괭이로 깼다"며 "그 남성은 황 아나운서의 이름을 반복해서 외치고 당장 나오라고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제작진은 황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괴한을 자극해 불의의 인명사고가 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험을 막기 위해 지목 당사자인 황 아나운서의 방송 진행을 멈추고 보호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아나운서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증상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입원 치료 중이다.

이에 프로그램 대체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마지막으로 "'황정민의 뮤직쇼' 제작진은 사고 경위 파악과 재발 방지를 위해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제작진이 이러한 입장을 낸 것은 이날 KBS공영노동조합(3노조)이 성명을 내고 "현장 영상을 보면 'KBS시큐리티'(KBS 경비업체) 요원들의 허술한 경비 실태가 드러난다.

상황이 심각해지는데도 어느 요원 하나 가스총을 발사하거나 방패로 제압하며 범인을 체포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KBS 역시 관련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노조는 양승동 KBS 사장을 향해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영등포경찰서는 '곡괭이 난동'을 피운 A(47)씨에 대해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가 25년째 도청당하고 있는데 다들 말을 들어주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