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많아 감염자 파악에 애로…초기 전파력 높아 급속도 확산
대화·식사 때 비말 전파 위험…"현재로선 마스크가 백신인 셈"
어디로 튈지 모르는 '깜깜이' 감염…카페-직장-식당-캠핑서 확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를 전파 고리로 한 새로운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감염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경미해 누가 감염자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파가 이뤄지는 특성을 보이는데, 이런 깜깜이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따라 카페, 직장, 식당, 캠핑장 등 곳곳에서 감염 사례가 나오는 양상이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누적 10명)은 확진자들을 전파 고리로 직장과 식당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할리스커피에서는 지난달 22일 함께 회의를 한 A와 B씨를 포함해 이들의 접촉자 3명까지 총 5명이 확진됐다.

접촉자 가운데는 A씨와 같은 직장에서 회의를 한 사람도 포함됐다.

카페에서 직장으로 2차 전파가 된 사례다.

또 B씨가 방문한 서초구 양재동 식당 '양재족발보쌈'에서는 전날까지 5명(이용자 1명, 식당 종사자 1명, 가족·지인 3명)이 확진됐다.

전파 고리가 식당으로 이어진 뒤 주변 인사들에까지 2∼3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앞서 확인된 강원도 홍천 캠핑장 집단감염도 할리스커피와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캠핑 참석자 중 한 명인 C씨가 캠핑을 떠나기 전인 지난달 22일 A씨와 B씨가 회의하던 당시 할리스커피 매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C씨가 이날 할리스커피에서 A씨나 B씨와 접촉한 뒤 지난달 24∼26일 캠핑을 떠났고, 캠핑장에서 다른 동행자들에게 코로나19를 옮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캠핑장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10명이다.

물론 당시 이들 사이에 감염 전파가 있었는지, 혹시 있었다면 누가 누구에게 옮긴 것인지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 두 사안의 연관성과는 별개로 감염병 전문가들은 할리스커피에서 직장과 식당으로 이미 감염이 퍼진 것만으로도 깜깜이 환자의 위험성이 잘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깜깜이 환자는 의심 증상이 없는 만큼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도 경각심이 떨어진다.

확진자를 인지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전파 경로는 여러 갈래로 뻗어갈 수밖에 없다.

감염 초기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높아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깜깜이 감염은 찾기가 힘들다는 게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며 "그런 환자가 많아질수록 전파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몰라 (감염 확산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깜깜이 환자로 인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 개개인이 생활방역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에 성역은 없다"며 "대화를 하거나 식사를 함께하면 알게 모르게 비말(침방울)이 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마스크가 백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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