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과 6일 서울·인천·경기와 서해5도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100㎜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일부 지역엔 시간당 120㎜가 넘는 폭우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라도 안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강약을 반복하는 ‘게릴라성 폭우’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5일 새벽부터 6일까지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4일 예보했다. 황해도와 경기 파주 인근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시속 50㎞로 동북동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비구름대는 4일 오후 경기 연천, 포천 등으로 유입돼 인근 지역에 시간당 30㎜의 비를 뿌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시간당 30㎜ 이상의 비는 밭이나 하수구의 물이 넘치는 수준이다. 100㎜ 이상은 하늘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양이다.

4~5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영서·충청북부·서해5도가 10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동·충청남부·경북북부 50∼100㎜(많은 곳 150㎜ 이상), 남부내륙·제주도 5∼40㎜ 등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인근 지역에 정체된 비구름대가 강약을 반복하는 상황”이라며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의 빗줄기도 순식간에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중부지역의 경우 5일보다는 6일에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부지역에 긴 장마가 이어지는 것은 장마전선(정체전선)이 세력을 키우고 있어서다. 북상 중인 제4호 태풍 ‘하구핏’의 수증기를 머금은 열대 공기가 장마전선에 공급되면서 비구름대가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태풍은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이날 밤부터 급속도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남은 폭우 구름과 수증기는 우리나라로 흘러와 이달 중순까지 집중호우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부지역 곳곳은 폭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일부터 현재(4일 오후 7시30분 기준)까지 폭우로 1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했다고 발표했다. 이재민 수는 1072명(648세대)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4일 오후 2시까지 누적 강수량이 400㎜를 넘는 곳도 여럿이다. 경기 연천(437.5㎜), 가평(410.5㎜), 강원 철원(479㎜), 충북 충주(400.5㎜)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남부지역과 제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기상청은 오는 7~8일엔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9~10일엔 중부지역과 전라남북도에, 11~14일은 서울·경기·강원 영서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