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개 대도시 분석…"지나친 사적 정보 공개로 '정보 과잉' 발생"
"정보 익명화 등 구체적이고 통일된 가이드라인 필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거주지와 직장 정보에 대한 TMI(Too Much Information, 자잘한 정보)가 가장 많이 공개된 도시는 세종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식서비스공학대학원 이의진 교수팀은 1월 20일∼4월 20일 총 3개월간 국내 7개 대도시(서울, 인천, 대전, 광주, 울산, 세종, 부산) 확진자 970명의 감염 경로 추적 정보를 온라인 사이트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 거주지 정보 가장 많이 공개된 곳은 세종시

연구팀은 공개된 사생활 정보를 ▲ 중요한 장소(거주지와 직장) ▲ 인구학적 특성(성별, 연령, 국적 등) ▲ 민감한 정보(취미, 종교, 숙박시설 사용) ▲ 사회적 관계 ▲ 행동 패턴 등 5가지로 구분해 도시별 공개 정도를 측정했다.

확진자 직장 정보가 정확한 건물 위치까지 공개된 비율은 세종이 76.1%로 가장 높았고, 대전(33.3%), 인천(27.2%), 서울(15.1%)이 그 뒤를 이었다.

확진자 거주지도 세종의 경우 도로명 주소로 '로', '길'까지 알려지는 등 대부분 특정 아파트 단지 수준까지 구체화했다.

나머지 6개 도시에서는 '동'보다 더 포괄적인 행정구역 단위로 공개됐다.

세종 확진자 연령 정보의 구체성은 낮은 편이었다.

서울, 부산, 인천, 울산에선 환자들의 나이와 출생연도가 정확하게 제시됐지만, 세종, 대전, 광주의 경우 연령대까지만 공개됐다.

연구팀은 모든 도시에서 환자의 인구학적 정보와 사회적 관계가 적나라하게 공개됐다고 지적했다.

성별은 모든 확진자에 대해 공개됐고, 정확한 나이와 출생연도가 알려진 비율도 86.5%에 달했다.

또 거주지와 직장 등 중요한 장소 공개 비율도 70%였다.

거의 절반(48.7%)의 정보는 환자의 사회적 관계를 쉽게 유추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면 대구의 '슈퍼전파자'라고 불렸던 사람의 인적 네트워크와 종교 활동을 함께 공개하자 지역사회 내에선 그의 신상이 공공연하게 노출됐다.

또 수원의 한 확진자는 그의 동선이 공개되자 특정 인물과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며 과도한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 거주지 정보 가장 많이 공개된 곳은 세종시

연구팀은 "국민 스스로 확진자와 잠재적 접촉을 했을 위험을 판단해야 하므로 어느 정도의 정보 공개는 필요하다"면서도 "지나친 사적 정보 공개로 '정보 과잉'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 홈페이지, 인터넷 기사, 유튜브 영상에까지 확진자의 사적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며 "정보의 익명화 및 온라인 정보 게재 시 사전신고 등을 포함한 구체적이고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공공보건 프런티어'(Frontiers in Public Health)의 'COVID-19: Pathophysiology, Epidemiology, Clinical Management and Public Heatlh Response' 토픽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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