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식빵'과 도쿄올림픽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도쿄올림픽으로 시끄러웠을 요즘입니다.

1년 연기한 도쿄올림픽은 내년 7월 23일 개막합니다.

얼마 전 '식빵 언니' 김연경 선수가 국내리그로 돌아왔습니다.

2016년 한일전에서 김 선수가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는 입 모양이 TV 화면에 나왔습니다.

동료의 실수를 비난한 게 아닙니다.

자신의 실책에 화가 났습니다.

욕이지만 승부욕이라며 팬들은 이해합니다.

비속어가 아니라 '식빵'이라며 응원합니다.

김 선수의 별명이 됐습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국내리그를 선택한 이유는 도쿄올림픽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에 있으면 이동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출전하기 위해 연봉도 삭감하며 내린 결정입니다.

연봉을 깎으면서까지 올림픽 출전입니다.

올림픽은 운동선수에게 그런 의미입니다.

[사진톡톡] '식빵'과 도쿄올림픽

정치인에게는 다른 의미일 수 있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는 1년 뒤 완전한 형태로 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최여부가 불확실합니다.

자신의 임기 내에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2년 연기를 거부했다는 일본 내 의견도 있습니다.

일본은 31일 확진자가 1천5백여명을 넘어서며 연일 최다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년 연기한 도쿄 올림픽을 '더 늦춰야 한다'가 35%, '취소해야 한다'가 31%로 나타났습니다.

예정대로 내년 7월 개최는 26%에 그쳤습니다.

개최한다고 해도 후쿠시마 방사능, 욱일기 허용 등의 논란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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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뉴노멀(New normal)'을 이야기합니다.

새로운 기준입니다.

올림픽에서는 향상된 기록과 기술이 새로운 기준입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원하는 도쿄올림픽은 배구와 관련이 많습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배구가 첫 정식종목으로 등장합니다.

일본 여자배구는 금메달을 획득합니다.

키 큰 선수들이 유리한 배구에서 일본의 우승은 이변입니다.

당시는 배구는 공격수의 힘에 의존하는 오픈 공격이었습니다.

일본은 단신 극복을 위해 '시간차 공격'을 만듭니다.

두 명의 공격수와 한 명의 세터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키 큰 선수들이 맥을 못 춥니다.

그 후 '시간차 공격'은 전 세계 팀의 기본 전술이 됐습니다.

[사진톡톡] '식빵'과 도쿄올림픽

육상 단거리는 출발이 중요합니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 미국의 토머스 버크 선수가 손을 바닥에 대고 엉덩이를 바짝 올린 크라우칭 스타트 자세로 100m 출발선에서 섭니다.

다른 선수들은 어정쩡하게 서 있습니다.

버크의 자세는 웃음거리였습니다.

웃음은 곧 환호가 됩니다.

1등입니다.

이후 다들 출발선에서는 엉덩이 바짝입니다.

2m 이상을 등으로 훌쩍 넘어버리는 높이뛰기 '배면 자세'는 1968년 멕시코 대회에서 딕 포스베리가 올림픽 신기록(2.24m)으로 우승하며 표준이 됐습니다.

포스베리가 앞으로 뛰는 기존 방식으로 1.52m도 넘지 못하고 예선 탈락하자 고정관념을 깨보기로 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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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점프에서 스웨덴 얀 보클뢰브가 1985년 선보인 'V 자세 활강'은 처음엔 심판이 자세 불량으로 감점을 줬습니다.

선수들도 비웃었습니다.

조롱도 기록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는 모든 선수가 발로 'V'자를 그리며 하늘을 날았습니다.

[사진톡톡] '식빵'과 도쿄올림픽

서로 다른 기준이 걸림돌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하계와 동계 올림픽은 같은 해에 열렸으나 시청률 등 경제적인 이유로 1992년 이후 2년 차이로 열리게 됐습니다.

정치가 문제인 적도 있습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미국 등 서방 60여 개국이 불참했습니다.

1984년 LA 올림픽은 소련 등 동유럽 국가 18여 개국이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88서울올림픽에서야 전 세계 160개국이 참가했습니다.

1916년 베를린, 1940년 도쿄 대회 등은 전쟁으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전염병으로 연기된 건 이번 올림픽이 처음입니다.

어떤 식으로 개최를 하든 새로운 기준입니다.

취소도 그렇습니다.

지구촌은 코로나19로 복잡합니다.

비웃지 마세요.

엉덩이 바짝, 등으로 훌쩍, 발로 브이 쫙. 발상의 전환은 없을까요?

이래저래 '답답한 마음'입니다.

코로나19로 모두 제 코가 석 자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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