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람사르 지역위원장 사퇴 관련 진정서 제출
"제주 공무원이 개발반대 개인 사찰·성향 파악"

제주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 위원장 사퇴와 관련,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개인 사찰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은 31일 고제량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장을 대리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요청하며 "제주 공무원들이 특정 개발사업 승인을 목적으로 고 위원장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진정 요지를 통해 "제주도와 제주시, 조천읍 공무원들이 고 위원장의 정치적 의사표명과 개인 성향을 파악하고 개발정책 사업 승인을 위해 (개발에 반대하는) 그의 사직을 종용했다"고 전했다.

도가 제주시 조천읍에서 진행하는 동물테마파크 사업 등의 추진을 위해 동물테마파크 사업 반대 뜻을 밝힌 고 위원장을 불법 사찰하고 사직까지 압박했다는 것이다.

동물테마파크 사업은 대명그룹 산하 ㈜대명티피앤이가 2023년까지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58만㎡에 사파리형 동물원과 숙박시설을 조성하려는 사업이다.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관계자는 "사업 부지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동백동산 인근이므로, 사업 추진으로 동백동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워원장의 사업 추진 동의 여부가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또 "고 위원장이 적법한 회의와 적절한 민주주의 방식을 통해 선출됐으나 조천읍이 고 위원장 선출 결과를 수용하지 않아 행정 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이 단체는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가 성과를 내고 있는데도 도가 위원장 및 위원 구성 규정을 갑자기 변경하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제주 공무원이 개발반대 개인 사찰·성향 파악"

도는 2015년 동백동산이 있는 제주시 조천읍에서 마을주민과 전문가, 환경단체, 행정이 참여하는 지역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지역관리위원회는 2018년 제주시 조천읍 동백동산 일대를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받게 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람사르습지는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이 있는 곳,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 특히 물새 서식지를 대상으로 스위스 글랑에 있는 람사르협약사무국에서 지정한다.

도는 최근 '제주도 람사르 습지 등 습지 보전 및 관리 조례'를 개정, 위원장 선임 등에 대한 새로운 운영 규정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도가 새로 만들고 있는 위원회 운영 규정은 현재 환경단체 인사가 단독으로 있는 위원장직을 공무원이 공동으로 맡고, 위원들을 제주시장이 임명한다는 내용이다.

고 위원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에서 모든 역할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도는 고 위원장에 대한 사퇴 외압에 대해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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