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에 여름 특수는커녕 문 닫는 가게 속출
관광명소 자갈치 상인조합 "회비도 못 내는 상인 수두룩"
"방역 강화하되 소모임 활성화 등 대책 마련해야"
코로나에 긴 장마까지…부산 재래시장 "올여름 장사는 망했다"
"코로나19로 손님 발길이 줄어든 상황에서 장마까지 길어져 올해 여름 장사는 망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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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여름철 대표 관광지로 꼽히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은 올여름을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 이어 긴 장마에다 폭우 피해까지 겹치면서 한숨만 늘어났다.

지난 23일 내린 폭우로 큰 피해를 본 해운대 재래시장은 민관이 힘을 모은 덕에 수해를 복구했지만 문제는 손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부산시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까지 줄어들면서 상인들은 매출이 작년보다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비 피해는 발 빠르게 움직여 어느 정도 복구했지만 장마가 계속되면서 성수기를 맞았는데도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 대표 관광지인 자갈치시장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5∼6월에는 긴급 재난지원금 덕에 매출이 반짝 늘기도 했지만 7월 들어서는 다시 코로나 초기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자갈치시장 어패류조합에 따르면 건물 1층에 220개가량의 도소매 가게가 있는데 올해 들어 매출 감소로 폐업하는 곳이 늘면서 현재 20개 점포가 비어있다.

예년과 비교하면 최근 매출은 70% 이상 줄었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상인들이 낸 돈 등으로 조합을 운영하는데 최근에는 조합비조차 내지 못하는 상인이 늘면서 조합 운영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코로나에 긴 장마까지…부산 재래시장 "올여름 장사는 망했다"
김종진 자갈치시장 어패류조합장은 "자갈치시장은 주로 외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데 코로나에 이어 장마까지 길어지면서 대다수 상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도 단골을 확보한 가게만 겨우 버티는 수준인데 당분간 이런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없어 문제"라고 말했다.

장마 탓에 바닷물 염도까지 낮아져 어패류가 빨리 폐사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장 상인들뿐만 아니라 시장에 포장 박스와 얼음 등을 공급하는 이들의 어려움은 더 심하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상인들은 정책자금 추가 지원과 함께 방역을 강화하면서도 모임을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민락횟촌번영회 관계자는 "2∼3월에는 코로나 때문에 사실상 영업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 달 들어서도 계속되는 장맛비로 작년보다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저리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방역을 강화하되 소모임을 활성화해야 상인들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