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개혁위 권고 하루 만에 공식 입장…대검은 입장 표명 안해
법무부 "검사가 형사사법 주체"…'총장 지휘권 폐지' 검토
법무부가 28일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를 심층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검찰 수사 지휘체계의 다원화 등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논의인 만큼 개혁위원회 권고안 등을 참고하고 폭넓게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심층적인 검토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전날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고등검사장에게 분산하는 방안을 핵심으로 하는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안을 권고했다.

법무부는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형사사법의 주체가 검찰총장이 아닌 검사가 되도록 개혁할 필요가 있다"면서 ▲ 검사를 사법절차의 주체로 규정한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취지 ▲ 견제와 균형을 통한 권력분립의 원칙 ▲ 선진 형사사법제도 입법례 등을 근거로 들었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한 검찰청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법 12조는 검찰총장은 검찰 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했다.

위원회는 전날 검찰총장이 검사의 보직에 대한 의견을 검찰인사위원회에 서면으로 제출하고, 검찰총장을 현직 검사에서만 임명하는 현재 관행을 개선하라고도 권고했다.
법무부 "검사가 형사사법 주체"…'총장 지휘권 폐지' 검토
이번 위원회 권고의 파장을 의식한 듯 법무부는 하루 뒤에서야 공식 입장을 냈다.

보통 법무부는 앞선 20차례의 위원회 권고 때 당일 오후 곧바로 수용 취지의 입장을 낸 바 있다.

대검찰청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별도의 의견 제시 등을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권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 사실상 '식물총장'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고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자면서 법무부 장관에게 구체적 수사에 대한 지휘권까지 부여하고, 인사권까지 강화하자는 제안"이라며 "생뚱맞고 권한 분산 취지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수사지휘권을 지검장에게 분산하고, 지검장은 감시·견제가 가능하도록 직선제로 뽑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검찰총장의 검사 인사에 대한 의견을 검찰인사위에 서면으로 내도록 권고한 것에 대해서는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을 현행보다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검찰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