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를 계기로 환경부가 전국 일반정수장 435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경남 합천 적중, 강원 강릉 연곡, 전북 무주 무풍정수장 3곳(0.7%)의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여과지가 유충을 걸러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로는 유충이 흘러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전국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천·무주 정수장은 여과지를 뒤집어 세척하는 역세척 주기를 통상 주기인 2∼3일보다 긴 7일 주기로 운영했기 때문에 유충이 생긴 것으로 추정됐다. 환경부는 이달 31일까지 정수장 3곳의 여과지 모래를 교체하고 역세척 주기를 단축하는 등 보완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인천의 경우 앞서 49개 고도정수처리장 전수조사에서 유충이 발견된 활성탄지를 차단하고 배수지 및 관로에서 물을 흘려보내자 지난 22일 이후부터는 모든 관로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활성탄지는 숯과 비슷한 다공질 탄소 물질로 만들어진 정수 설비다. 환경부 측은 “관로 말단의 수돗물 속에 남아있던 일부 유충이 가정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신고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유충 문제와 관련한 종합 대책을 다음달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또 국민이 주거 지역별 유충 발생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우리 동네 수돗물 상황’을 환경부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도 이날 서울 수돗물 정수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유충 발견 장소와 생물종 분석 결과 정수센터 및 배수지 현장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서울 수돗물 유충 민원의 원인은 수돗물 공급계통이 아니라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서/박종관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