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도내 어린이집 원장들이 학부모에 공식 사과했다.

제주 '부실·불량 급식' 논란에 어린이집 원장들 사과
제주도어린이집연합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언론에 보도된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 부실·불량급식 사태와 관련해 도민과 학부모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이번 사태로 원아들과 학부모가 받았을 충격과 불안감, 그리고 불신과 비난의 시선을 생각하면 보육인으로서 가슴이 무너지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보육 현장에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뼈를 깎는 자정 노력과 지속적인 교육·관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합회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은숙 제주도어린이집연합회장은 "도내 어린이집 대부분이 원아들에 제대로 된 급식을 제공하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부모와 제공된 급식을 공유하면서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제주에서는 불량급식을 제공하는 어린이집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던 터라 진위를 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재 제주도가 진행 중인 유치원·어린이집 설치 급식소에 대한 위생 점검에 적극적으로 협조, 불량급식을 제공한다고 신고된 도내 일부 어린이집에 대한 사실 여부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부실·불량 급식' 논란에 어린이집 원장들 사과
앞서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지난 2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8년부터 최근까지 도내 어린이집 488곳 중 30여 곳에서 '불량 급식이 나오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으며, 이 중 어린이집 이름과 사진이 확보된 곳은 8곳이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제주 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 '평가인증'을 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이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이고 있다"며 "어린이집 평가인증이 있던 날 식판에 밥과 국, 반찬이 따로 나와 보육교사와 원아들이 당황했다"고 주장했다.

또 학부모에게 보내는 어린이집 식단표와는 달리 원아에게 오전 간식과 점심 모두 죽만 제공한 어린이집도 있다고 노조 측은 폭로했다.

특히 노조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은 음식 조리 후 2시간이 지나면 폐기해야 하는 원칙도 무시한 채 오전에 죽을 많이 만들어 오후에도 배식해 주는 행위를 반복해 왔다.

이와 관련, 도는 어린이집에 대한 불시 위생점검을 상설화하고 주방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식단표와 실질 배급식단이 일치하는지 확인토록 할 예정이다.

또한 어린이집 급식 공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학부모에게 실시간으로 급식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현재 도내 어린이집 488곳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