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통 없는 출산, 변이유전자와 연관"
출산을 위한 분만통의 강도는 여성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있으며 분만통을 거의 느끼지 않고 출산하는 여성도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애든브룩스 병원(Addenbrooke's Hospital) 마취과 전문의 마이클 리 박사 연구팀은 분만통 없이 출산하는 여성은 이 변이유전자 때문에 통증 감각 역치(pain threshold)가 다른 여성보다 상당히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2일 보도했다.
역치란 어떤 자극이 체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크기 값으로 '문턱값'이라고도 한다
첫 만기 출산에 분만통 없이 질 분만(vaginal delivery)에 성공한 일단의 여성과 경막외 마취(epidural anesthesia) 등 분만통 완화를 요청한 대조군 여성들을 대상으로 통증 감각 테스트와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먼저 피부에 열을 가하거나 기계로 팔을 압박하거나 손을 얼음물에 담그는 통증 감각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측정된 통증 감감 역치는 무통 분만 그룹이 대조군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감성과 인지 능력은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이는 통증 감각 능력의 차이가 본질적(intrinsic)인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어 두 그룹 여성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무통 분만 그룹에서 특정 유전자(KCNG4)가 변이된 여성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전자는 신경세포들을 따라 이동하는 전기신호를 조절하는 '관문'(gatekeeper)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만든다.
이 '관문'이 예민하면 문을 여는 능력이 강하고 이 유전자가 변이되면 문을 여는 능력이 저하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따라서 이 '관문'에 결함이 생기면 문이 열리는 역치가 높아진다.
다시 말해 이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은 출산 때 분만통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결국 이 변이유전자가 분만 과정에서 자연적인 경막외 마취로 작용하는 셈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통증을 진정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약의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최신호(7월 21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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