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누리꾼 "유전무죄 무전유죄"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은 재벌 등 유력가 자녀들이 잇따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가운데 코카인을 몰래 들여와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상조업체 보람상조의 장남도 22일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고 석방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판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람상조 장남까지…유력가 자녀들 마약사건 잇따라 집유

수원고법은 이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보람상조 최철홍 회장 장남 최모(30)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해 8월 해외 우편을 통해 미국에서 코카인 16.17g, 엑스터시 300정, 케타민 29.71g을 밀반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코카인 등을 밀수입하고 사용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실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피고인은 소량의 코카인을 얻으려 했을 뿐이고, 코카인 수입은 피고인의 어릴 적 친구(미검)가 저질렀다.

피고인이 초범이고, 검찰 수사에 협조한 점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최씨는 2심에서 전주지법원장을 지낸 한승(57·17기)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에 임했다.

한 변호사는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상대 이혼 소송 등의 변호를 맡은 손꼽히는 '전관 변호사'이다.

최씨는 이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11개월간의 구치소 생활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됐다.

반면 최씨의 공범인 A씨와 B씨는 원심과 같이 징역 3년,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런 소식에 포털사이트 다음 아이디 '제***'은 "돈이면 해결되는구나", '메*'은 "마약도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코카인은 중독성이 강한 마약인 데다, 마약 밀반입 혐의의 경우 법정형이 5년 이상의 징역형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것 같다"며 "수사 협조 여부가 마약사범에 대한 양형 요소에 들어가 있지만, 이는 1심에서 다 고려된 사안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력 가문의 자녀가 마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보람상조 장남까지…유력가 자녀들 마약사건 잇따라 집유

지난해 9월 변종 대마를 상습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SK그룹 3세 최영근(32)씨와 현대가 3세 정현선(29)씨가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변종 대마 흡연 및 국내 밀반입 혐의로 구속기소된 CJ그룹 장남 이선호(30)씨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해 말 해외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국내로 들여와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진 홍정욱(50)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딸(20)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 현직 판사는 "일부 사례만을 두고 재벌가나 정치인의 자녀에게만 관대한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마약 범죄의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만큼, 사법부 차원에서 마약사범 양형에 대해 깊게 고민해 봐야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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