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 184명 학습권 피해 커…교육부 및 경기도교육청에 요구 전달할 것"

집단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사립인 A 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해 학사 및 급식 운영 전반을 투명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안현미 비대위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이 나서 A유치원을 매입해 직접 운영한다면 아이들을 믿고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A 유치원에서는 지난달 12일 첫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총 118명(원생 113명·가족 5명)의 식중독 유증상자가 발생했다.

안산 집단식중독 피해 학부모들 "A 유치원 공립으로 전환해달라"
이 가운데 71명은 장 출혈성 식중독 양성 판정을, 16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다.

A 유치원비대위는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주력해왔는데, 유치원 폐쇄 장기화로 원아들의 학습권 피해가 커지자 원 정상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안 위원장은 "장 출혈성 식중독으로 힘들게 입원 치료한 아이들도 있지만, 상당수 아이는 무증상이거나 아예 식중독균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A 유치원 아이들을 받아주는 다른 유치원도 없을뿐더러, 아이들은 매일 친구들을 만나던 그 유치원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아 184명의 학부모 중 예닐곱명을 빼고는 모두가 이사장 겸 원장이 유치원에서 물러나길 원한다"며 "아이들의 정서 안정을 위해 무리하게 유치원을 옮기는 것보다, 그동안 원 운영을 책임져 온 원장이 아예 손을 떼고 국가가 대신 유치원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산 집단식중독 피해 학부모들 "A 유치원 공립으로 전환해달라"
경기도교육청은 작년부터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으로 전환하는 '건물매입형 공립유치원(매입형유치원) ' 사업을 진행해 현재까지 14개 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했다.

다만, 올해 매입형유치원 신청모집 기간이 이미 지났고, A 유치원이 도교육청에서 제시한 '10학급 이상 규모' 등 일부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안 위원장은 "매입형유치원 사업이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사업 주체인 교육부와 도 교육청이 얼마든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본다"며 "학부모들과 뜻을 모아 교육부와 도 교육청에 우리들의 요구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 유치원 원장은 이날 오전 A 유치원비대위 소속이 아닌 학부모 30여명이 마련한 회의 장소를 찾아 거듭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