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지난 10일 타개한 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대장)이 일본항공 여객기 납치사건인 '요도호 사건'을 해결하는데 기여한 사실을 상기하며 백 장군을 조문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산케이신문은 15일 1면 장기 고정칼럼인 산케이쇼(産経抄·'산케이신문이 뽑은 오늘의 주요 장면'이라는 의미)를 통해 "일본에 있어 큰 은인인 백선엽 장군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썼다.요도호사건은 1970년 3월31일 일본 적군파 요원 9명이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규슈 후쿠오카로 향하던 일본항공(JAL) 351편 여객기를 납치해 북한으로 향한 사건을 말한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 129명이 타고 있었으나 도중에 착륙한 김포공항에서 모두 풀어주고 4월3일 북한으로 도주했다. 백 장군은 당시 교통부장관으로서 승객 석방 협상을 지휘했다. 이 신문은 한국어는 물론 영어도 서툴렀던 적군파 요원들에게 백장군이 '일본어로 대화하자'고 제안해 협상의 물꼬를 텄다고 소개했다.이어 백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까지 몰린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구한 '구국의 영웅'인데도 문 대통령은 조문을 하지 않고 조화만 보냈다며 "한국의 좌익세력들이 만주국 육군 장교였던 백 장군에게 '친일파'라는 딱지를 붙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또 한국에는 문 대통령이 전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조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균형을 맞췄다'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했다.일본의 대표적인 반한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18일에도 같은 칼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허락이 없으면 똥도 못눈다'는 소설 대목을 인용하며 한국의 대북정책을 조롱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위한 싸움의 상징" 성명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이어 국무부도 성명을 내고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대장)의 별세에 조의를 표하며 애도했다.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백선엽 장군의 별세에 대해 한국 국민에게 가장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국무부는 "한국 최초의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에서 조국에 대한 그의 봉사는 한미 양국이 오늘날도 유지하는 가치인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위한 싸움의 상징이었다"고 평가했다.또 "백 장군은 외교관과 정치인 업무에서도 위대한 탁월함으로 조국에 봉사했고 한미동맹 구축을 도왔다"며 "우리의 공동 희생정신에 입각해 그의 봉사에 대해 가장 깊은 조의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앞서 미 NSC는 지난 12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백 장군 영문 회고록 표지 사진을 첨부하고 "한국은 1950년대 공산주의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백선엽과 다른 영웅들 덕분에 오늘날 번영한 민주공화국이 됐다"며 경의를 표했다.또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유엔군 사령관)은 한국시간 13일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백 장군은 한미동맹의 '심장'이자 영혼'이었다.그의 복무에 깊이 감사한다"며 유족을 위로했다.월터 샤프, 존 틸럴리, 빈센트 브룩스 등 역대 한미연합사령관도 한미동맹재단을 통해 추모 메시지를 보내는 등 조의 표시가 이어졌다./연합뉴스
친여권 성향 인사들의 발언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노영희 변호사가 13일 한 방송에서 최근 별세한 백선엽 장군에 대해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쐈다. 현충원에 묻히면 안 된다"고 말했다.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는 글을 SNS에 자주 썼던 진혜원 대구지검 검사는 박 전 시장과 팔짱을 끼고 찍은 과거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를 자수한다"며 자신이 박 전 시장을 추행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고소인을 조롱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변환봉 변호사는 14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색하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놀랍다"면서 "우리 민족 북한에 총 쏜 백선엽, 현충원에 묻히면 안돼",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속옷차림은 평상복"., "나도 박원순과 팔짱, 성추행범?"이라는 발언들을 게시했다.변 변호사는 이어 "세상이 미쳐돌아가고 있다"면서 "우리 편의 나쁜 짓은 평소 그의 행적을 볼때 음해고 누명이며 그 삶의 공에 비추어 과가 아니라고 한다. 우리 편이 아니면 아무리 큰 공이 있어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일 수 있지만 정의는 아니다"라며 "선택적 정의는 부정이고 조롱이다"라고 비판했다.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진혜원 검사가) 검찰개혁의 명분을 억지로라도 보여주고 싶었을까"라며 "이런 분이 검찰에 계속 남아 있는다면 어디로 튈지 몰라 국민들이 정말 소름끼치고 두려워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님, 한동훈 검사장보다 진혜원 검사 정리가 더 급해보인다"면서 "지휘권 발동 좀 하라"고 요청했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진 검사에 대해 "본인이 검사니 마침 잘 됐다. 박원순 시장 성추행 혐의로 본인에게 구속영장 신청하라"라며 "자기 죄는 자기가 알 테니 조서작성도 쉬울 테고. 하여튼 성추행하는 자들은 남녀구별 없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근데 진혜원 검사님도 누구처럼 박시장에게 이상한 사진 보내고, 막 안아 달라 그러고, 무릎에 키스하고, 셀카 찍는다고 볼 부비고, 텔레그람으로 민망한 얘기도 하고 그러셨나? 그럼 자수, 잘 하신 것이다"라면서 "그런 게 아니라면 그냥 헛소리 한 거다. 달랑 저 사진 들고 나 성추행 했다고 검찰에 자수하러 가면, 진혜원 검사님한테 혼난다. 상태를 보니 진 검사님께 급한 건 자수가 아니라 진찰로 보인다"고 저격했다.앞서 진 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면서 "자수한다. 몇 년 전 종로에 있는 갤러리에 갔다 평소 존경하던 분을 두 분이나 발견했다"며 "냅다 달려가서 덥석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다. 증거도 제출한다"고 적었다. 이어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라며 "권력형 다중 성범죄"라고 비꼬았다.노 변호사는 같은날 MBN의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 논란이) 이해가 안 된다. 저분이 6ㆍ25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쏘아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는 현실적으로 친일파가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대전 현충원에도 묻히면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 장군은 1993년 일본에서 출간된 ‘간도특설대의 비밀’에서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이 사실이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밝혔으며 이 장면이 이날 소개됐다.이에 진행자가 “우리 민족을 향해서 총을 쏘았던 6ㆍ25전쟁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수정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노 변호사는 “6ㆍ25전쟁은 북한과 싸운 거 아닌가. 그럼 뭐라고 말해야 하나. 나는 잘 모르겠다”고 답을 바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해당 방송 직후 MBN뿐 아니라 노 변호사가 진행하는 YTN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하차를 요구하는 청취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