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관방장관-고이케 도쿄도 지사, 책임 소재 놓고 신경전
후생상 "도쿄 감염자 중 연락 안 되는 사람 있다" 불만 표출
일본 코로나 확산 책임 설전…"도쿄문제" vs "냉난방 다 켜"(종합)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책임 소재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설전의 불씨는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관방장관이 제공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지난 11일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열린 강연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해 "이 문제는 압도적으로 '도쿄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쿄 중심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홋카이도는 지사와 시장의 협력에 따라 대부분 (코로나19를) 봉쇄하고 있다"며 도쿄도와 도내 23개 특별구(特別區) 사이의 협력 부족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일본 코로나 확산 책임 설전…"도쿄문제" vs "냉난방 다 켜"(종합)
이에 고이케 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관광수요 진작을 위한) '고 투(Go To) 캠페인'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감염 대책의) 정합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는 오히려 정부의 문제"라며 스가 장관의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이케 지사는 감염 방지 대책을 '냉방', 고 투 캠페인을 '난방'에 비유하면서 "냉방과 난방 양쪽을 모두 켜는 것에 어떻게 대응해갈 것인가.

무증상자도 나오는데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라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도내 보건소 관할권과 긴급사태 선언 초기 휴업 요청의 범위 등을 놓고도 불협화음을 겪은 바 있다.

이날도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이 기자회견에서 도쿄도의 코로나19 감염자 중 양성 판정 후 연락이 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서 "도(도쿄도)에 대해 지금까지도 확인을 재삼 부탁하고 있다"며 도쿄도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도쿄도의 책임하에 감염자의 소재를 파악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지자체의 책임"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도쿄도의 고이케 지사는 정부가 경제활동을 우선시해 자신의 감염 확산 방지책에 반복해서 제동을 건다는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이달 22일부터 고 투 캠페인이 시작되면 정부와 도쿄도 간 불화가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언론도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친(親)아베 정권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이날 사설을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 도쿄 등 각 지자체는 억제를 위해 힘껏 싸우는 중"이라며 "이런 시기에 전국 규모로 국내 여행을 지원하는 정책은 적절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감염자가 급증하는 수도권의 여행자는 제외하는 등 단계적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