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고 447건, 8명 숨지고 473명 부상…전년比 2배 늘어

지난 9일 오전 8시 청주시 흥덕구 산업단지 안 교차로 횡단보도에 전동킥보드 3대가 나란히 섰다.

도로의 무법자 전동킥보드…차도·인도 가리지 않고 '쌩쌩'

보행 신호가 켜지기 무섭게 이들은 마치 경주라도 하듯이 빠른 속도로 도로를 가로질렀다.

킥보드는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보행자 옆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갔다.

깜짝 놀란 보행자가 움칫해 걸음을 멈췄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고 쏜살같이 사라졌다.

전통킥보드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많은 산업단지 주변 도로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풍경이다.

킥보드가 차도·인도 가리지 않고 아찔한 질주를 이어가면서 위험한 상황이 하루에도 몇번씩 되풀이되고 있다.

산업단지 인근에 사는 최모(35)씨는 "전동킥보드를 타고 빠른 속도로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뒤에서 소리 없이 다가와 쌩하니 질주하는 킥보드 때문에 놀란 적이 많다"고 말했다.

전동킥보드·전동휠·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PM)' 보급이 늘면서 이와 관련된 교통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5월 21일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교차로에서 티볼리 SUV 차량이 전동휠을 탄 B(52)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대리 운전기사로 일하는 B씨는 당시 바퀴가 하나인 '외발형 전동휠'을 타고 길을 건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의 무법자 전동킥보드…차도·인도 가리지 않고 '쌩쌩'

일주일 뒤인 26일 인천시 서구 교차로에서도 1t 트럭이 전동 킥보드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지난해 4월 충북 진천에서는 전동킥보드를 탄 30대 남성이 인도 경계석을 들이받고 넘어져 사망한 일도 있다.

사망자는 당시 헬멧 등 안전 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와 유사한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인도나 횡단보도를 주행할 수 없다.

헬멧 등 보호장구 착용은 필수다.

그러나 전동휠이나 킥보드 이용자에게 이런 규정은 있으나 마나다.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는 아찔한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10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 447건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473명이 다쳤다.

주요 사고 원인은 신호 위반 42건, 중앙선 침범 28건, 교차로 운행 방법 위반 24건 등이다.

개인형 이동수단 사고는 2017년 117건,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으로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로의 무법자 전동킥보드…차도·인도 가리지 않고 '쌩쌩'

이에 따라 개인형 이동수단 운행에 대한 안전 교육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개인형 이동 수단 관련 사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련 규제는 오히려 약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관련된 조례를 제정해 운전자와 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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