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변명만 가득"…피고인·검찰 항소 모두 기각
'1천만원 안 줘서' 필리핀서 지인 살해범 2심도 징역 20년
필리핀에서 가깝게 지내던 지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10일 살인죄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A(42)씨 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8일 오후 10시 30분께 지인 B씨의 필리핀 팜팡가주 집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9년여 전부터 필리핀에서 생활하며 알게 돼 자주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직후 귀국한 A씨는 수사기관에 자수하며 "오래전 투자한 1천만원을 돌려받지 못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1부(김용찬 부장판사)는 "숨진 피해자를 방치한 채 공항까지 피해자 차량으로 이동한 뒤 피해자가 마련한 비행기 편으로 국내로 도피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형이 너무 무겁다'는 피고인과 그 반대 주장을 하는 검찰 측 항소에 대해 대전고법 재판부는 "피고인 변명은 가득한데 고통 속에 죽어간 피해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책임을 통감하며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 형은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