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면회·거리 두기 일상화…아기 모습은 온라인 영상으로
산모간 접촉없어 '산후조리원 동기' 없어질 듯
'아빠도 출입금지'…코로나19가 바꾼 산후조리원 풍경

"코로나 때문에 졸지에 가족과 2주간 이별하게 됐습니다. 혼자 떨어지게 돼 외롭지만 태어난 아기와 제 건강을 위해서 버텨야죠."

인천시 남동구에 거주하는 A(37·여)씨는 최근 셋째 아이를 출산하고 지난 1일 집 근처 한 산후조리원에 입소한 뒤 9일째 남편과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일상화됨에 따라 산후조리원이 산모 가족의 면회·출입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산모가 입소할 때 한 차례 남편의 동행은 허용했다.

그러나 남편도 산후조리원을 나온 순간부터 더는 아내와 아기를 만날 수 없었다.

A씨가 있는 산후조리원은 대신 가족들이 실시간 온라인 영상으로 아기를 볼 수 있게 아기 침대마다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가족 최대 5명까지 정해진 시간에 산후조리원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이다.

'언택트(비접촉) 시대'의 산후조리원 풍경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기 전 이 산후조리원에서 산모는 부모나 남편 등 가족 1명과 함께 지낼 수 있었다.

이런 탓에 이곳에는 부모나 퇴근한 남편과 함께 지내는 산모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 가족과 함께 지내는 산모는 없다.

몸조리 기간인 2주가 지나고 산후조리원을 퇴소해야 비로소 가족을 만날 수 있다.

A씨는 10일 "첫째와 둘째 출산 때는 산후조리원에서 남편과 함께 몸조리했는데 셋째 때는 코로나 때문에 혼자 있다"며 "감염 우려로 어쩔 수 없지만, 집에 있는 남편과 아이들도 걱정되고 혼자 몸을 추스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빠도 출입금지'…코로나19가 바꾼 산후조리원 풍경

코로나19로 풍경이 바뀐 산후조리원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연수구에 있는 다른 산후조리원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해 산모 간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다.

이에 따라 산모들은 식당과 강당 등 공동시설에서 서로 마주 보지 않고 간격을 두고 식사하거나 육아 교육을 받고 있다.

산후조리원 직원들 역시 산모들과 최소한의 접촉만 한다.

과거 산후조리원에서 산모들끼리 모여 출산 경험을 공유하고 육아 정보를 나누는 모습은 일상이었다.

함께 식사하면서 대화하고 육아법을 배우며 동지애를 나눴다.

친분을 쌓은 산모들은 산후조리원을 퇴소한 뒤에도 연락하거나 만나며 육아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런 탓에 '산후조리원 동기'라는 말도 생겨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산후조리원에 있는 산모들이 다른 산모들과 접촉하는 대신 감염 위험이 없는 유튜브 시청 등 혼자서 육아 정보 등을 수집하고 있어 '산후조리원 동기'라는 말도 사라질 가능성이 생겼다.

이 산후조리원 다른 산모 B씨는 "이곳뿐만 아니라 다른 산후조리원도 산모 간 접촉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산모끼리 육아 정보를 공유하면 좋지만, 요즘엔 유튜브에 많은 정보가 있어 부족함은 없다"고 전했다.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지난달 방역당국으로부터 '산후조리원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을 전달받아 시행하고 있다"며 "감염병에 취약한 산모와 아기가 모여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산후조리업협회 관계자는 "산후조리원은 서비스업에 속하기 때문에 면회를 허락해달라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그러나 코로나19가 사라지기 전까지 산후조리원들은 높은 수준의 방역 관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경영방식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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