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가 재학생 2만1000여명에게 1학기 등록금을 10%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건국대를 시작으로 전북대 등 주요 대학들이 등록금 일부 환불에 잇따라 동참하는 분위기다.

단국대는 9일 죽전·천안 캠퍼스 재학생 2만1000여명에게 학생당 등록금 10%를 돌려주는 '특별재난지원장학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자다.

전체 지급금액은 약 77억7000만원이다. 오는 8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등록금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계좌로 돌려 받을 수 있다. 나머지 재학생들은 2학기 등록금에서 반환액만큼 차감받는 식이다. 학생 1인당 지급 금액은 계열별로 최소 34만원에서 최대 54만원까지다.

학교 측은 지난 5월부터 2개월에 걸쳐 △학생 대표 간담회 △등록금심의소위원회 △등록금심의위원회 등 8차례 회의를 통해 학생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등록금 반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원은 교비 중 일부와 장학기금 등을 모아 마련했다. 단국대 관계자는 "비상 상황으로 인해 연기·취소된 국제교류 및 학생 문화행사, 시설 관리비 등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재원으로 확보하고, 성적평가 방법 변경에 따라 미집행된 각종 장학금도 재원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단국대가 등록금 환불 대열에 동참하면서 다른 대학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건국대는 지난달 30일 1학기 등록금 중 8.3%를 반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북대도 지난 6일 국립대 중 최초로 등록금 10%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교육부가 등록금 반환 계획을 수립한 대학들에 1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더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 반환에 동참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수복 단국대 총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대학의 손실이 적지 않지만 대학 당국과 학생 대표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진심을 털어놓고 대화 끝에 이뤄진 특별장학금이라 의미 있다”며 “이번 장학금이 재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코로나19 비상 상황을 이겨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