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원 참여자 25만명 넘어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사진=뉴스1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사진=뉴스1

정부가 오는 10일 오후 6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교회 소모임'을 금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자체마다 세부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클럽‧룸살롱 등 코로나19 확산이 더 우려되는 유흥시설이나 성당‧절 비슷한 종교단체는 빼고 교회만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9일 오전 기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정부의 교회 정규 예배 이외 행사 금지를 취소해주세요' 청원 참여자는 25만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전날 "교회와 관련된 소모임을 통한 집단감염이 수도권과 호남권 등에서 반복되고 있다"며 "오는 10일 오후 6시부터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회 책임자와 이용자는 오는 10일 오후 6시부터 정규예배 외 모임·행사, 단체 식사를 금지해야 한다. 수련회, 기도회, 부흥회, 구역예배, 성경공부 모임, 성가대 연습 모임 등도 할 수 없게 됐다.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책임자나 이용자에게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집합금지 조치를 통해 교회 운영이 일시 중단될 수도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정부의 방역실패 책임을 왜 교회에 떠넘기느냐"는 불만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이날 오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는 교회 탄압을 규탄하는 시위도 예고됐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논평을 통해 "중대본은 이번 조치를 즉시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한교총은 "이번 조치로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10% 이상의 감염원을 모르는 소위 '깜깜이 확진자'를 양산해 온 방역당국이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라며 "교인들이 식당이나 카페에서 모임을 갖고 함께 식사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도 교회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을 처벌하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독교계에서는 절이나 성당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 교회만 규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광주 광륵사 관련 누적 확진자는 95명에 달한다. 경기 고양시 원당성당 관련 확진자도 총 8명으로 신자들 사이에서 감염이 이뤄졌다.

때문에 일각에선 보수 성향 신자들이 많은 기독계를 정부가 탄압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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