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시학원서 자격증 취득 준비하던 40∼60대 잇따라 확진
공무원시험·토익 학원 공시생·취준생 발길도 끊긴 학원가
학원가로 확산한 코로나, 인생2막 계획도 청운의 꿈도 '발목'
"딱히 갈 곳도 없고 혹시나 해서 그냥 와봤어요.

"
은퇴 후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을 준비하는 60대 남성 A씨는 8일 시설폐쇄 행정명령 처분서가 붙은 광주고시학원 입구를 하릴없이 서성였다.

수험서가 담긴 등산용 배낭을 멘 A씨는 건물 계단에 풀썩 주저앉으며 동료 수강생 대부분이 자신처럼 중장년층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이날도 평소처럼 집을 나섰다.

학원이 일시 폐쇄되면서 갈 곳을 잃은 A씨는 주변 거리를 배회했다.

수업은 온라인강의로 대체됐으나 A씨는 "불편하고 서툴러서"라며 학원이 다시 문 여는 날짜가 적힌 안내문을 거듭 확인했다.

학원가로 확산한 코로나, 인생2막 계획도 청운의 꿈도 '발목'
이 학원은 공인중개사뿐만 아니라 손해평가사와 주택관리사 자격증 준비반을 전문적으로 운영한다.

전체 수강생은 170명 남짓이다.

보건 당국이 파악한 수강생 연령층은 A씨의 설명처럼 대부분 40∼60대다.

손해평가사 준비반에서 지난 6일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사흘 동안 수강생 감염자 숫자는 6명으로 늘었다.

확진자들의 나이 또한 40대와 50대, 60대에 분포한다.

광주고시학원이 자리한 대의동 일원에는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 독서실, 토익학원 등이 밀집해 있다.

인생 2막을 대비하는 중장년층과 생애 첫 직장을 찾는 '공시생'과 '취준생'이 종일 분주히 이 거리를 오갔다.

학원가로 확산한 코로나, 인생2막 계획도 청운의 꿈도 '발목'
코로나19 확산 이후 행인의 발길이 줄어든 대의동 학원가에는 이날 오전에도 방역차에서 뿌려진 소독약 방울이 안개처럼 흩날렸다.

학원가 모퉁이에서 복사점을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공무원 시험도 늦어지고 토익시험도 취소되고 했는데 자식 같은 젊은이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