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등 코로나19 유행하는 국가발 유입사례 지속 증가세
"지역감염보다 위험하진 않아", "계속 많아지면 일시 제한도 방법"

해외유입 3개월만 최다…지역감염보다 덜 위험하다지만 불안불안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과 광주, 전남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확산하는 가운데 해외유입 감염 사례까지 급증해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대부분 검역 과정이나 입국 후 자가격리 과정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지역내 전파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게 방역당국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기내 또는 입국 후 국내 이동 과정에서 제한적으로나마 주변과 지역사회에 노출될 수 있어 자칫 감염 확산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해외유입이 지역감염보다는 위험하지는 않지만 계속 늘어날 경우 확진자 급증 국가를 중심으로 입국을 일시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8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63명 늘어 누적 1만3천244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해외 유입 사례가 33명으로, 지역 발생 30명을 웃돌았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해외유입 사례가 지역발생을 넘어섰다.

해외유입 확진자 33명은 지난 4월 5일(40명) 이후 3개월여(94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상황인 만큼 해외유입 확진자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지만, 최근 그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주목된다.

해외유입 누적 확진자 1천714명(7일 0시 기준)의 유입 추정 국가 및 지역을 보면 여전히 미주(624명·36.4%)가 중국외 아시아(556명·32.4%)보다 많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시아 국가발(發) 확진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실제 전날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 24명 중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17명으로, 70.8%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는 카자흐스탄발(發) 확진자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카자흐스탄발 확진자는 지난달 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 첫 일주일(1~7일)에만 총 5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주간 단위 확진자 53명은 직전 주의 배가 넘는 수준이자 같은 기간 총 해외유입 확진자 124명의 43%에 달하는 규모다.

카자흐스탄발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한동안 중단됐던 양국 간 항공기 운항이 6월부터 재개되면서 카자흐스탄 거주 고려인(옛 소련권 토착 한인)과 한국 교민, 치료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카자흐인 등의 입국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현재 인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해당 국가에서 유행이 심해지니까 해외유입 확진자 중에서도 (이들 나라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유입 확진자의 경우 검역과정에서 걸러지고 또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는 만큼 지역감염보다는 위험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커지는 국가의 경우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유입이 지역감염 확진자와 비교해 더 위험하지는 않다"며 "2주간 격리하기 때문에 특별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은 (전체적으로) 입국 제한을 논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개별 국가의 발병상황과 유입자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개별 국가마다 모니터링해서 계속 해외유입 사례가 많아진다면 일시적으로 제한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이주 노동자나 방문객 중심으로 해외유입 환자가 증가하는 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커지고 있다"며 "현지에서 진행되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 검사 수는 실제보다 적을 것이기 때문에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