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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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가 강제로 노역을 했던 국군포로들에게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위자료를 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피고로 명시해 민사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김영아 판사는 7일 국군포로 한모씨 등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며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21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씨 등은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북한군의 포로가 돼 정전 후에도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고 내무성 건설대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들은 2000년 북한을 탈출해 국내로 돌아왔고 2016년 10월 소송을 냈다.

사단법인 물망초 국군포로송환 위원회는 이날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판결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우리 법정의 피고가 될 수 있다는 걸 분명히 밝힌 판결"이라며 "북한과 김정일, 김정은 등이 우리 국민에게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이정표적 판결"이라고 말했다.

국군포로 한씨는 "성과를 냈다고 생각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도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섭섭하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물망초 측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표로 있는 '남북경제문화 협력재단'이 법원에 공탁해 둔 약 20억원에서 해당 금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돈은 당초 조선중앙TV에 지급할 저작권료 명목으로 공탁한 것이다.

임 전 비서실장은 2005년 북한과 '저작권 사무국' 협약을 맺고 대한민국이 북한의 조선중앙TV 영상을 비롯한 모든 저작물을 사용할 때 저작권료를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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