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직장인들이 점심 후 많이 찾는 중구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2·28기념중앙공원에는 지난달 중순부터 조반니 알비노니의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등 리듬감 있는 클래식 음악들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출근길 도시철도역에서는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아침의 기분’과 전재덕의 재즈 연주 ‘바람’, ‘문리버(moon river)’ 등이 시민들을 맞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유네스코 음악 도시 대구가 공공장소에서 음악을 제공한다.

대구시는 다음주부터 대봉교, 신천교 등 신천둔치 다섯 곳에서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이 강물처럼’ 사업을 편다고 6일 발표했다. 신천둔치는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하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다.

김혜인 시 문화예술과 주무관은 “아침에는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경쾌하고 밝은 음악, 점심시간에는 남은 하루를 힘차게 보낼 수 있는 리듬감 있는 음악, 저녁에는 일과를 마친 시민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차분하고 서정적인 음악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달 중순부터 도심공원 6곳, 대구역 범어역 등 도시철도역 15곳, 코오롱 야외음악당과 대구예술발전소 등 문화시설 15곳,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단지 외부 공간 등 공공장소 210곳에서 심리방역을 위한 음악을 내보내고 있다. 음악들은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음악치료 상담사 등 전문가의 의견을 거쳐 선정된 클래식 60곡, 재즈 31곡, 국악 14곡, 명상음악 16곡 등이다.

채홍호 시 행정부시장은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때도 찾아가는 음악회 등 멜로디가 흐르는 음악 도시 사업으로 시민들이 아픈 가슴을 치유한 적이 있다”며 “코로나19와의 지루한 싸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음악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