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 손목밴드 착용 안한 피서객 많아…밀집공간 마스크 미착용자도 다수
입마개 착용 안한 개와 해변 산책 외국인 눈살
샤워시설에 피서객 한꺼번에 몰려 혼잡
[르포] 서해안 최대 대천해수욕장 개장…코로나 방역지침 잘 안 지켜져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러 해수욕장에 왔는데, 마스크를 써야 하는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

"
4일 오후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주부 박모(67·충남 부여군) 씨는 "해수욕장에 입장하려면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고 해서 착용했는데, 너무 덥고 답답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이 무더위에 마스크를 쓰는 게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며 애써 웃음 지었다.

이날 개장과 함께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들어간 서해안 최대 대천해수욕장에는 10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해마다 수천명의 피서객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하게 개최됐던 개장식은 열리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이날 대천해수욕장 주요 길목에 설치된 4개 검역소에는 오전 6시부터 해수욕장 입장객을 대상으로 승차형(드라이브 스루) 발열 검사가 진행됐다.

대부분 정상 판정을 받아 안심 손목밴드를 착용하고 해수욕장에 입장했다.

발열 검사와 안심 손목밴드 착용 입장은 해수욕장 폐장일인 다음 달 31일까지 계속된다.

이날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은 파라솔과 텐트 등 차양시설 2m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해변 곳곳에 배치된 해수욕장 운영 요원들이 방역 지침 준수를 독려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르포] 서해안 최대 대천해수욕장 개장…코로나 방역지침 잘 안 지켜져
하지만 손목에 밴드를 착용하지 않는 피서객도 적지 않았다.

전날 입장한 피서객이 대부분이었다.

정모(45) 씨는 "어젯밤에 입장하다 보니 발열 검사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손목밴드를 착용하지 않고 해변을 걷는데, 다른 피서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 쳐다보듯 해 마음이 무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둘러 해수욕장 내 관광안내센터를 찾아 발열 검사를 받고 손목밴드를 착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시가 안심 손목밴드와 마스크 미착용 시 음식점과 카페 등 실내 시설 입장을 제한하기로 한 것과는 달리 상당수 시설에서는 피서객 여러 명이 손목밴드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거나 쉬는 모습이 목격됐다.

피서객들로 북적였지만, 테이블 간격 두고 앉기와 계산대 앞 거리 두기 등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한 음식점 주인은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기가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큰 개를 데리고 온 일부 외국인들이 개에 입마개를 씌우지 않은 채 해변을 거닐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해변에 본 변을 제때 치우지 않아 눈총을 받기도 했다.

샤워시설과 손과 발에 묻은 모래를 씻을 수 있는 야외 수도시설에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보령시가 화장실과 샤워실 등 공중구역 이용 시 줄서기 간격 유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르포] 서해안 최대 대천해수욕장 개장…코로나 방역지침 잘 안 지켜져
이날 해수욕장 입구에 설치된 4개 검역소 주변은 밀려드는 차량으로 홍역을 치렀다.

해수욕장 왼쪽 시민탑광장과 오른쪽 머드광장 길목 검역소 주변에는 오후 들어 차량이 몰리면서 1㎞ 정도 줄을 서기도 했다.

보령시 관계자는 "7월 말이나 8월 초 극성수기에는 더 많은 피서객이 몰려올 것"이라며 "차량 정체를 막기 위해 해수욕장 진입로의 검역소 운영 차로를 지금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