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신입 연봉 4000만원에 수백명씩 뽑는 곳' 있다
지난 1일 밤 7시. 서울 순천향 대학병원은 유튜브를 통해 간호사 채용 온라인 설명회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캠퍼스 리크루팅이 막히자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날 설명회는 △순천향대학병원 소개 △선배 간호사의 응원 메시지 △간호사 채용 일정 △채용 궁금증 질의응답 등으로 40여분간 진행했다. 순천향 대학병원은 오는 6일부터 입사지원을 받는다.

간호사 채용의 계절이 왔다.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서울대병원,연세의료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병원들은 지난달부터 채용을 시작했다. 이달부터는 강북삼성병원, 고려대병원,순천향대병원 등이 일제히 간호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빅5 병원 신입 연봉 5000만원 육박

빅5 대형병원들이 이번 정기공채를 통해 뽑는 간호인력은 3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의료원은 700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서울대병원은 378명을 뽑겠다고 밝혔다. 다른 병원들도 정확한 선발인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모두 세자리 수를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병원 신입 간호사들의 연봉은 4000만~5000만원에 이른다. 3교대 수당이 포함된 금액이다.

고연봉이라는 장점에도 선발인원이 많은 이유는 간호인력의 잦은 이직 때문이다. 3교대로 인한 근무강도가 높고 인명을 다루는 직업 특성상 오랜 긴장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병원 간호사는 "간호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업무중 긴장과 스트레스가 심할 수 밖에 없다"며 "3교대 근무를 버틸 체력이 없어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최근 대형병원에서는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인한 '태움'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고연봉에 입사 경쟁률 높아

코로나에도 '신입 연봉 4000만원에 수백명씩 뽑는 곳' 있다
근무 강도가 높지만 고연봉이라는 이유로 많은 간호사 지망생들은 여전히 대형병원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달 지원서를 마감한 연세의료원은 40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병원들의 채용전형도 까다롭다. 보통 병원들은 서류전형, 입사시험, 1·2차면접, 신체검사 등으로 선발하고 있다.

대부분 병원들은 입사지원 단계에서 공인어학성적을 요구한다. 연세의료원·서울아산병원은 토익성적 700점을, 삼성병원·서울성모병원은 620점을 요구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서울대병원은 일정기준의 점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병원은 2021년 간호대 졸업예정자, 3.0점이상(4.5만점)자로 지원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필기시험을 통해 지원자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삼성병원은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한다. 간호사GSAT는 언어,수리,추리,시각적사고에 간호지식이 포함된다. 서울대병원는 간호지식(객관식 50문항)으로 평가하며,연세의료원·서울아산병원은 올해부터 AI역량검사를 도입했다.

1차 실무면접에서도 간호지식을 묻는다. ‘석션(suction:흡인)의 목적’ ‘석션이외 객담배출을 돕기위한 간호’ ‘억제대 적용방법’ 등 직무 관련 질문이 나온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실제 상황제시를 통해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간호사 지원동기’ ‘해당병원 지원이유’ ‘입사후 희망부서’ ‘우리병원에 대해 아는 정보’ ‘10년후 포부’ ‘간호사의 덕목’ ‘실습중 경험’ 등은 인성면접의 단골질문이기에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에도 대부분 병원들은 대면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세의료원, 서울아산병원 인사담당자들이 말하는 채용 영상은 '잡플렉스(jobflex)'에서 볼 수 있다.

한편, 올해초 실시한 제60회 간호사 국가시험에는 2만2482명이 응시해 96.2%(2만1582명)의 합격률을 나타냈다. 응시자는 지난 2016년 1만 8655명(합격률 93.8%)에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