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한 故 송경진 교사…법원, 최근 순직 인정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2일 도 교육청에서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2일 도 교육청에서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전북교육청 조사를 받다 자살한 고(故) 송경진 교사가 최근 법원 판결을 통해 결백을 인정받았지만 김승환 전북교육감(사진)은 끝내 사과 뜻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김승환 교육감은 2일 열린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에서 "항소에 참여해 전북교육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최근 법원은 송경진 교사의 죽음을 '공무상 사망(순직)'으로 인정했다. 고 송경진 교사가 사망한 지 약 3년 만이다. 그럼에도 김승환 교육감은 끝까지 법정 다툼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한 인간으로서 사망, 교사로서 사망 거기에 대한 인간적 아픔과 법적인 책임 여부는 별개"라며 "이것이 혼용돼서 전북교육감을 원칙만 강조하고 매정하다고 부르는데, 이렇게 하면 실제에 대한 인식을 바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적인 아픔과 법리적인 판단은 별개 문제"라며 "설사 성추행 문제에 혐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징계법상 징계사유가 있는데 이것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승환 교육감은 사과 대신 자신의 재임기간 10년을 돌아보면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부의 초·중학교 평가제도 개선, 혁신학교 전국 확대,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등은 전북교육청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들이다. 지난 시간 어떤 걸음도 쉽지 않았다. 힘들고 외로운 날도 있었다"고 말한 뒤 잠시 울먹였다.

고 송경진 교사는 지난 2017년 8월 김제시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여제자 성추행 의혹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도 전북교육청에서 징계 절차를 밟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송경진 교사가 근무한 곳은 전체 학생 19명에 여학생은 8명뿐인 작은 시골 학교였다. 2017년 4월19일 학부모 한두 명이 '송 교사가 여학생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문제를 제기해 조사가 시작됐다.

전북경찰청은 그해 4월24일 '혐의 없음'으로 내사를 마무리했다. 당초 피해를 호소하던 여학생들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수업 태도를 지적하며 머리·팔·어깨를 만져 기분이 나쁜 적은 있지만 추행 의도로 성적 접촉을 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성적 수치심을 느낀 사실도 없다. 수사 진행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을 바꾼 게 근거가 됐다.

그러나 전라북도 학생인권심의위원회는 인권센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해 7월 3일 "피해 여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고 결론 짓고 전북교육청에 송 교사에 대한 신분상 처분을 권고했다. 송경진 교사는 전북교육청이 같은해 8월 3일 감사 일정을 통보한 다음날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송경진 교사 아내 강모 씨는 "교육청과 인권센터가 무리한 조사로 남편에게 누명을 씌우고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남편의 사망은 공무상 사망에 해당한다"며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 지급을 청구했으나 거부 당하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유환우)는 지난달 19일 강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순직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피고(인사혁신처장)가 2018년 12월11일 원고(강씨)에게 한 유족급여 부지급 결정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망인(송 교사)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학생들과의 신체 접촉에 관해 일련의 조사를 받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과 우울 증상이 유발됐다"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 능력이나 행위 선택 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유족 손을 들어줬다.

강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승환) 교육감을 여덟 번 만나려고 했는데 '점심 식사하러 갔다' '부재중'이라며 한 번도 안 만나줬다"며 "교육감이 교육청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만나자고 해도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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