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199곳 대부·매각…"지역과 상생공간으로 활용"

1995년 폐교된 제천시 금성면의 옛 양화초등학교에는 국내 유일의 지적박물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박물관·전통놀이학교·예술창작촌…' 다시 태어난 폐교
대한지적공사 지적기술연구원 교수로 일하다 퇴직한 이진호(88) 관장이 수집한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토지 문서, 임야도, 임시토지조사국에서 발행한 규정집, 측량 관련 임명장 등 지적 관련 자료 5천여점이 있다.

해방 이후 최근까지 발행한 전국 시·군의 향토지 2천여점, 학교·교회·기관 등이 발행한 100년사 500여권 등 모두 1만6천여점의 자료도 있다.

이 박물관은 한 해 3천여명이 찾고 있다.

제천시도 폐교 임대료 지원 등을 통해 이 박물관 운영을 돕는 중이다.

학생 감소로 문을 닫은 농촌지역의 폐교가 새롭게 변신한 사례다.

2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1982년 이후 모두 253곳의 학교가 문을 닫았다.

이 가운데 199곳은 일반인에게 대부(80곳)하거나 매각(119곳)했고, 20곳은 교육기관이 연수원 등 다른 시설로 쓰고 있다.

34곳은 대부나 매각 등의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

일반에 대부·매각한 폐교는 다양한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박물관·전통놀이학교·예술창작촌…' 다시 태어난 폐교
영동 용화초 자계분교는 탈춤, 풍물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예술 창작촌으로, 제천 덕산초 월악분교는 민속놀이 학교로 쓰이고 있다.

제천 한수중학교는 한국축구학교에 10년간 대부했고, 옥천 이원초 지탄분교에서는 5년째 전통 한옥 제작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초 매각·대부 등을 놓고 논란을 빚었던 영동 천덕초등학교는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의 연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청주 옥산초 소로분교와 문의초 회서분교는 각각 매각돼 소로볍씨 박물관과 마동문화마을(조각공원)로 재탄생했다.

충주 능암초와 보은 삼산초 동정분교도 어머니 상상학교와 비석·비문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영동 노송초는 6·25전쟁 때 미군의 폭격으로 민간인이 학살된 노근리사건의 교육장인 노근리 역사공원에 편입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문을 닫았지만, 폐교 시설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공간이 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