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박사와
[(사)회 (이)슈를 (다)루는 시간-사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검언유착 의혹 관련 해당자 실명 거론을 발언록에서 빼달라고 하자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검언유착 의혹 관련 해당자 실명 거론을 발언록에서 빼달라고 하자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 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 내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중단하고 독립성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자 대검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거부했다.

‘검언유착’ 사건을 두고 ‘전문수사자문단’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동시에 개최되는 초유의 상황이 만들어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검언유착’ 사건은 사건 배당부터 대검 안에서 말이 나왔고, 수사 과정 곳곳에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사이에 갈등 조짐이 보였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안과 관련된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청구 방침을 대검에 전했다. 그러자 윤석열 총장은 사건 처리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하였다. 이렇게 되자 본 사건관련자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 코리아(VIK) 대표측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하였다.

도대체 ‘전문수사자문단’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무엇인지, 이 두 기관의 결론이 다를 때, 왜 문제가 되는것일까.

‘전문수사자문단’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운영에 관한 지침」에 나와 있다. 이 지침은 2017년 3월 20일 대검예규 882호로 제정되었다. 이후 2019년 1월 19일에 1017호로 개정되었다. 이 예규에 따르면 중요사안의 처리에 관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전문수사자문단’을 둔다고 했다.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의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의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수사자문단’은 대검찰청에 두고, 자문단의 수는 7명 ~ 13명으로 구성된다. 자문단은 중요사안에 대하여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에 대해 심의할 수 있다. 자문단 단원은 수사경험과 역량을 갖춘 검사 또는 형사사법제도 등의 학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 덕망과 식견이 풍부한 전문가 중에서 심의 대상 사건을 담당하는 일선 청 수사팀과 대검찰청 소관 부서의 추천을 받아 검찰총장이 위촉한다. ‘전문수사자문단’은 검찰총장이 심의 대상 사건과 안건을 정하여 소집할 수 있다. 전문수사자문단은 심의를 위해 의견서를 받아 볼 수 있고, 수사팀과 대검 소관 부서는 자문단에 의견을 진술할 수 도 있고, 자문단은 사건에 대해 질의를 할 수 있다. 특히 심의를 함에 있어 필요할 때 ‘수사서류’를 검토할 수 있다. 자문단은 ‘검찰총장에게 심의 결과 보고를 마칠 때까지 존속’한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에 규정되어 있다. 이 지침은 2017년 12월 15일 대검예규 915호로 제정되어, 2018년 1월 2일부터 시행되었다. 이 예규에 따르면 검찰수사의 절차 및 결과에 대한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둔다고 하였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대검찰청에 설치하고,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등 사회 각 분야에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15명으로 구성된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하여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에 대해 심의할 수 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신청은 사건관계인(피의자·피해자를 포함하고 있음)이 신청할 수 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의견서를 받아 볼 수 있고, 검사와 변호사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수사 관계 서류에 대한 열람권은 없으며, 그 심의 결과도 당일에 도출하여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문수사자문단’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모두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에 대해 심의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사건에 양쪽의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둘 중 한쪽의 판단은 무의미해진다. 한 사건에 대해 기소·불기소 둘 다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소집을 위해 들인 국민의 혈세 역시 덧없이 축날 뿐이다.

서로 다른 결과는 사회적 혼란을 더욱 가중할 수 있다. 법원의 최종적인 확정판결이 없는 이상 어느 쪽 결과가 옳은지, 틀렸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양쪽 모두 틀렸다는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 얼마나 이상한 상황인가.

또 하나.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악용의 소지가 다분하다. 정치적 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의 견해는 양분되어 있다. 진영논리에 따라 판단되는 듯 보일 때도 있다. 무작위로 선정된 일반 시민들에 의해 심의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정치적 사건의 피의자에게는 아주 매력적 선택지가 된다. 더욱이 심의 대상에 ‘수사 계속 여부’가 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수사 중단’의 심의 결과가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수사 중단’ 권고가 나오지 않아도 좋다. 어차피 검찰은 수사를 계속할 것이니까. 밑져야 본전인 시도를 누가 하지 않겠는가.

합리적 의사 결정을 통해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수사자문단’, 검찰의 기소독점 남용 방지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바르게 설 수 있도록 개선과 보완이 절실해 보인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