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증장애인 하루 24시간 지원→18.6시간으로 줄어

경기 화성시가 중증장애인에게만 제공하던 '활동 보조인 지원' 사업을 개편해 지원 시간을 줄이는 대신 대상을 확대하기로 하자 지원이 감축된 일부 중증장애인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화성시 '활동 보조인' 지원 감축에 중증장애인들 "생존권 위협"

1일 화성시청 1층 로비에서 만난 장애인 활동 보조인 A씨는 자신이 돌보고 있는 B(58·뇌병변장애 1급)씨를 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휠체어를 탄 B씨는 '중증 장애인의 활동 지원 시간은 생존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시청 로비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A씨는 "오죽했으면 저렇게 몸도 불편한데 시청까지 오자고 했을까 싶다"며 "저분(B씨)은 손가락 두 개밖에 못 움직여서 누군가가 옆에서 24시간 지켜봐야 한다"고말했다.

최근 B씨는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로부터 기존 하루 24시간씩 지원받던 활동 보조인 시간이 다음 달부터 하루 18.6시간으로 줄게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처럼 B씨의 보조인 지원 시간이 감축된 것은 화성시가 지난달 17일 장애인 활동 지원사업을 대폭 수정한 이른바 '혁신안'을 내놓으면서다.

시는 그동안 장애인 활동 지원 사업 대상 인정조사 1등급 169명에게만 월 100∼602시간씩 지원하던 것을, 지원 시간을 줄이는 대신 대상을 넓혀 1∼4등급 1천176명에게 월 10∼192시간씩 지원하는 것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장애인 활동 보조 사업은 정부와 경기도에서 별도로 등급에 따라 월 528시간까지 지원하고 있어, 화성시가 추가로 지원하는 시간이 192시간이면 장애인들은 월 720시간(하루 24시간)까지 보조인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혁신안을 적용하면 기존 하루 24시간씩 보조인을 지원받던 중증장애인 91명 중 단 10명만 계속해 24시간을 지원받을 수 있고, B씨를 포함한 81명은 정부와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시간을 최대치로 적용받아봤자 화성시 지원 30시간을 합해 하루 18.6시간(월 558시간) 지원받는 것이 최대치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화성시의 혁신안은 생존권과 같은 활동 보조 시간을 가지고 최중증 장애인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돌봄이 더 시급한 최중증 장애인들의 인권과 권리를 박탈한 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이어 "이번 화성시 정책이 수정될 때까지 중증장애인들의 인권 및 권리를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81명의 중증장애인에게도 하루 18.6시간의 보조인 지원이 돌아간다"며 "야간에는 돌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조인 지원과 별도로 순환 돌봄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정된 재원으로 더 많은 장애인에게 혜택을 준다는 것이 이번 혁신안의 취지"라며 "일부 중증장애인에게 시 지원 시간이 30시간으로 감축된 것은 타 시군의 추가 지원 규모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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