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소송과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 씨 측이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조씨의 증거인멸 혐의) 처벌 여부는 공동교사범인지 공동정범인지가 아닌, 방어권의 남용인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증거를 인멸한 A·B씨는 이 사건에서 증거를 인멸할 동기도, 의사도,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들"이라며 "그런 두 사람을 증거인멸이라는 형사범행을 저지르게 해 새로운 위법 행위자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피고인은 방어권을 남용·일탈한 교사범이 맞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씨 측은 방어권 남용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며 "대법원 판례는 피고인이 자신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타인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공동해서 하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교사범과 공동정범이 동시에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공방은 앞서 재판부가 지난 5월 예정됐던 조씨의 선고 공판을 취소하고 변론을 재개하면서 "피고인이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A·B씨가 서류를 옮기고 파쇄하는 등 증거인멸 전 과정에서 현장에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을 교사범이 아니라 공동정범으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데서 비롯됐다.

재판부의 질의대로라면, 법리적인 이유로 조씨의 증거인멸 혐의는 무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증거인멸죄를 규정한 형법 제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조씨가 직원들을 시켜 은닉한 자료는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재판부는 이날 해당 질의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주장을 듣고 재개했던 변론을 종결했다.

웅동학원 사무국장과 건설 하도급업체 대표를 맡았던 조씨는 허위공사를 근거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셀프 소송'을 벌여 학교법인에 115억5천여만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16∼2017년 학교법인 산하 웅동중학교 사회 교사를 채용하면서 지원자 2명에게서 총 1억8천만원가량을 받은 뒤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넘겨주고,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한 혐의도 있다.

조씨의 1심 선고는 다음 달 31일 열린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