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항만도시 특성상 특별입국자만 1천명…검역 구멍 가능성"
선원 "선상생활 자체가 격리생활, 입국 후 의무화 불필요"
부산시 입항선원 격리 의무화…선원들 "선상서 이미 격리" 반대

부산시가 최근 부산 감천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대책의 하나로 선원들을 대상으로 입항 이후 자가격리 의무화 등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지난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해외에서 입국하는 선원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와 관련한 의견을 냈다고 30일 밝혔다.

주요 내용은 코로나19 진단 검사와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 등이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르면 국내로 입국하는 여객선 선원과 일부 여객기 승무원은 특별입국 대상자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특별입국 대상자로 분류되면 건강상태 신고서 제출, 발열 검사, 휴대전화에 설치한 '자가진단 앱'으로 2주간 건강 상태를 지자체에 보고만 하면 활동에 제약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감천항 러시아 선원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계기로 부산시가 자가격리 의무화 등 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시는 선박 내 집단감염이 자칫 지역사회로 퍼질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항만도시 특성상 특별입국 대상자가 1천명으로 다른 도시에 비해 많아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검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특별입국 절차로 부산에 들어온 1천여명이 매주 부산 시내로 나온다"며 "감천항 집단감염 이후 시민들로부터 불안하다는 항의를 많이 들어와 방역 강화 조치를 건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등 실효성 있는 검역 강화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은 이런 대책이 문제의 본질을 짚지 못한 처사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원들은 외국을 오가며 선박 내에 머무는 시간이 이미 2주 이상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격리 기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선원노련 관계자는 "이상 증세는 입항 이전에 나타날 수 있다"며 "선상에서 지내는 것 자체가 격리 생활인데 입국 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감천항 러시아 선원 집단감염에 대해서는 "그들은 이미 감염된 상태에서 입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자검역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검역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방역망이 뚫린 것인데 마치 입국선원 모두가 문제인 것처럼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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