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기자회견…"코로나19로 거리두기 강화해도 등교-원격수업 병행할 듯"
서울교육감 "올해 수능 난도 현저히 낮춰야…다양한 전형 필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등교 일수가 줄면서 고3과 재수생 간 학력 격차 우려가 커진 것과 관련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난도를 크게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3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재유행 때문에 '거리두기'가 강화되더라도 등교 규모나 수업 운영방식이 바뀔 뿐 학교가 다시 문을 닫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조 교육감, 교육청 관계자들과 문답.
-- 고3 대입과 관련해 교육감협의회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 계획인가.

(코로나19에 따른) 대학들이 대입 전형에서 학생부 비교과를 축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가.

▲ (조 교육감) (고3의) 비교과 활동이 현저하게 축소됐기 때문에 이를 감축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교육부나 대학도 큰 방향에서는 그렇게 움직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수능 난도는 현저하게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국면에서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하고,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교과를 축소하면 (대입이) 사실상 교과 중심이 되고 사교육 영향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개인적인 소망은 대학이 교과 성적이 아닌 아이들이 가진 잠재성을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을 개발해줬으면 한다.

구체적으로 (이런 전형 방법이) 무엇일까는 저희도 조금 난감하기는 하다.

-- 코로나19 관련해서 서울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할 경우 등교는 어떻게 되나.

▲ (강연흥 교육정책국장) 지금 고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 2, 나머지는 3분의 1 이하만 등교하고 있다.

지금도 충분히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되고 있고, 더 줄이게 되면 최소한의 학교로서의 정체성 기능이 떨어진다.

초·중학교 입학생은 사회화를 겪는데 그 시기에 발달과업을 이루지 못하면 미래에도 영향이 있다.

(조 교육감) 코로나 지역감염 수준이 높아지더라도 지금의 (등교-원격수업) 병행 시스템은 지속할 것 같다.

달라지는 것은 코로나 위기 수준이 높아지면 등교 수준(규모)이 축소되는 것이다.

(일일 등교 인원을) 5분의 1로 줄인다든지, 운영 방법도 온종일 등교하는 방식뿐 아니라 수행평가 점검이나 원격 수업에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을 선생님과 만나 대화하는 정도로 할 수 있다.

-- 조국 사태의 어떤 부분이 교육적인 문제점인가.

▲ (조 교육감) 교육 불평등이라는 문제, 대입 등에서 부모의 특권적 지위가 반영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이 드러내 줬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을 성찰적으로 바라보고 가야 한다.

서초동에서 '나는 조국이다'라는 슬로건이 있었는데 '나는 조국과 함께한다', '조국은 잘못이 없다'는 의미보다는 '조국이 비판받는 요소가 나에게도 있다'는 성찰적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회가 되는 길인 것 같다.

-- 자사고·외고·국제중 등이 모두 일반 학교가 되는 상황에서 수월성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 (강 국장) 과거에는 모든 과목을 잘해서 평균 99점을 받는 아이가 뛰어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뛰어난 부분을 찾아내고 발현시켜서 자기 미래를 열어갈 수 있게 하는 창의성 개념으로 수월성 교육을 보고 있다.

국제중이 국제화된 인재를 키운다고 만들었는데 저희가 볼 땐 충분한 기능·역할을 하기보다는 상위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 조기 경쟁 교육이라고 평가위원들이 본 것 같다.

모든 학교는 특정한 아이가 아니라 모든 아이를 위한 수월성 교육을 해야 한다.

-- 고입 석차백분율은 '폐지'인가.

▲ (강 국장) 석차백분율 제도는 거의 사문화된 법령이다.

탈락하는 학생이 올해 같은 경우 5만명 가운데 0.3%가량인 148명이었다.

그걸 위해 모든 학생의 중3 성적을 산출해 알게 하는 것은 동기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낙인을 주면서 부정적인 역기능을 하는 것이다.

-- 올해 교원 임용시험 사전예고가 늦다.

▲ (강 국장) 교육부와 인원을 조율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면 학급을 줄이면서 교원 수도 결정되는데 각 시·도의 환경이 다르다.

늦어도 7월 중순 이전에는 정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지난 2년간 일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 (조 교육감) 지난번 (페이스북) 댓글 파동 같은 것으로 선생님들께 상처를 드릴 수 있는 말을 했다는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어떻게 하면 여백을 갖게 할까 고민했고, 많은 정책들을 밤잠 안 자고 생각했다.

선생님들에 대해 0.0001%라도 폄하할 마음이 있었다면 억울하지 않았을 텐데 사과밖에 할 것이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항상 겸손하고 실수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생님들에게 여백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돌봄전담사 법제화에 대한 의견은.
▲ (조 교육감) 급식, 돌봄, 방과후 학교 등과 관련해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다양하다.

여러 주체가 만나서 접점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일을 풀어야 할 것 같다.

올바른 정책을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충돌하는 이해와 권리주체 간의 접점을 찾아가는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