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전반기 교육복지, 비리 근절책 등 성과…교원 성 비위 근절은 과제
전국 첫 교육재난지원금 눈길…"후반기에는 현장이 체감하는 변화 이끌 것"
[인터뷰] 노옥희 울산교육감 "향후 2년 수업혁신, 교육협치에 주력"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임기 전반기에 울산 최초 '진보 교육감'으로서 정체성을 확실히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육감 후보 시절 최대 공약으로 내세웠던 고교 무상급식에 이어 교복비와 수학여행비 지원 등 '교육복지 확대'를 이뤄낸 것은 뚜렷한 성과로 꼽힌다.

바닥에 떨어진 울산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자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강력한 부패·비리 근절책을 도입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리더십을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학교 내 성범죄와 여성 혐오를 방지하는 '스쿨미투 대책'을 강조했음에도, 이른바 '팬티세탁 과제'를 낸 교사 문제가 불거지고 초등학교장이 성 비위로 직위 해제되는 등 교육 현장의 성인지 감수성 확립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노 교육감은 남은 임기에 수업 혁신을 위한 교사 역량 강화, 학교 자치와 교육 협치 실현 등에 매진하겠다고 30일 강조했다.

다음은 노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인터뷰] 노옥희 울산교육감 "향후 2년 수업혁신, 교육협치에 주력"
-- 임기 전반기를 끝낸 소회는.
▲ 취임 이후 울산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시민 요구가 드높다는 것을 체감했다.

새로운 울산교육을 만들겠다고 시민들께 약속드렸고, 속도감 있는 공약 추진으로 울산교육에 대한 불신의 그늘은 많이 걷어냈다고 본다.

교육복지를 전국 최상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울산교육의 청렴도를 높이는 등 많은 성과를 냈지만,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책임감을 더 느낀다.

-- 임기 절반 만에 교육복지 부분은 확실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데.
▲ 취임 당시 울산은 학부모 부담 교육경비가 전국에서 가능 높은 수준이었다.

동시에 시민들은 경제불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주민 생활 만족도 역시 전국 최저 수준이었다.

공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소명 아래 울산의 학생들이 같은 출발점에 설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기울였다.

고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중·고교 신입생 교복비와 초·중·고 수학여행비 지원, 학생 치과주치의제 운영 등을 실현하면서 학부모 부담을 덜었다.

고교 전체 무상교육도 올해 2학기로 앞당겼다.

[인터뷰] 노옥희 울산교육감 "향후 2년 수업혁신, 교육협치에 주력"
-- 취임 당시 교육행정 투명성과 청렴도 향상을 강조했는데.
▲ 신뢰와 지지를 받는 울산교육을 만들고자 시민이 참여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비위 관련자에게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했다.

이런 노력으로 울산교육청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고, 종합청렴도는 상위권에 진입했다.

교직원 인사예고제, 5억원 이상 시설공사 외부점검단 운영도 청렴한 울산교육이 안착하는 기반이 됐다.

-- '팬티세탁 과제'를 낸 교사 문제로 교육 현장에서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 성차별과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하는 가운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성교육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해 실효성 있는 성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성 인지 교육 네트워크 구축으로 성 평등 학교 문화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성 고정관념 성찰하기, 성인지 관점 갖추기, 성 인지 감수성 적용하기, 성 인지 감수성 전파하기 등 4개 중점 과제를 설정했고, 그에 따른 13개 세부 사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교직원들의 성 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성 평등 학교 문화를 조성하겠다.

[인터뷰] 노옥희 울산교육감 "향후 2년 수업혁신, 교육협치에 주력"
-- 코로나19 대응은 교육행정에도 큰 시험대인데.
▲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안착시키고, 순차적 등교 수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했다.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배치했고, 과밀학교에는 보건 인력을 보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업이 없어진 방과후학교 강사 인력을 활용해 등교나 일과 중에 발열 검사를 하고 방역용품을 관리하는 '학교안전도우미'도 운영했다.

학생과 학부모 불안을 최소화하고자 방역물품 구매와 예산 확보 등과 관련한 정보를 언론을 통해 신속하게 제공했다.

원격수업지원센터 운영 등 발 빠른 대응은 원격수업 안정화에 기여했다.

특히 초등학교 학습꾸러미와 학습지도 주간계획안은 전국 교사들에게 우수 사례로 공유됐다.

학생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 학부모를 지원하고자 전국 처음으로 교육재난지원금을 지원했고, 이 정책은 다른 지역 교육청으로 확산하기도 했다.

[인터뷰] 노옥희 울산교육감 "향후 2년 수업혁신, 교육협치에 주력"
-- 임기 후반기에 역점을 둘 부분은.
▲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겠다.

정책 추진 과정에 학생을 중심에 두고, 열린 행정을 펼치겠다.

내외부 전문 인력 활용, 네트워크 구성, 협치에 초점을 두겠다.

구체적으로는 수업 혁신을 위해 교사 역량을 강화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겠다.

학교지원센터를 통해 학교 현장을 밀착 지원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사 연수를 강화하겠다.

교사들이 학교 안팎의 전문적 학습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과 여건을 보장하고, 학교 단위 원탁토론이나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수업 등을 장려하겠다.

학교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학생회 활동을 맡을 교사의 사전 교육, 교장의 민주적 리더십을 키우기 위한 연수 강화, 학생참여예산제 확대 등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

학교·마을·지자체가 협력하는 '서로나눔 교육지구' 운영 협약을 중구·남구와 체결했는데, 이 사업의 가치가 울산 전 지역에 파급될 수 있도록 다른 지자체와 힘을 모으겠다.

현재 조성 중인 학생교육문화회관, 마을교육공동체 거점센터, 울산수학문화관, 울산미래교육관, 꿈자람놀이터 등과 같은 시설들이 제 색깔을 내면서 울산교육의 기반이 되도록 지역 공동체와도 협력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