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깜깜이 수사 두달째…영장 기각 후엔 사실상 답보상태

부하직원을 강제추행 한 혐의 등을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두 달을 넘겨 답보 상태에 빠졌다.

29일 부산경찰청은 오거돈 전 시장 수사와 관련 "검찰과 협의해 각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추행 사건이라는 민감성 때문에 수사 시작단계부터 보안 수사로 일관해온 경찰은 지난 2일 오 전 시장 구속영장 기각 이후 영장 재신청이나 보강 수사 진척 여부는 물론 구체적인 수사 방침조차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보안 수사에도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이 지난 4월 23일 성추행 사실을 실토하며 사퇴한 지 나흘 만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을 때만 해도 수사가 이렇게 길어지리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의 변곡점이 지난 2일 오 전 시장 구속영장 기각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찰과 검찰은 오 전 시장의 계획적인 범행에 대한 각종 증거를 제시하며 혐의의 중대성 등을 강조했지만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오 전 시장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오 전 시장이 구속됐다면 상당한 압박감 속에서 수사를 받는 것이 불가피해 경찰 수사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영장 기각 이후 경찰 수사는 길어지고 있다.

특히 경찰은 집무실 강제추행 혐의로 신청한 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오 전 시장이 지난해 관용차에서 시청 직원을 추행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혹이 구체적으로 밝혀질 경우 피해자가 2명이 되고 상습추행 혐의도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관용차 성추행 의혹 수사는 경찰 노력에도 불구하고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유력인사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언론 등에 노출되기 쉬워 더욱 피해 사실을 말하길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도 경찰이 권력형 성범죄 수사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오 전 시장 측이 총선 전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총선 전 사건 무마 시도(직권남용) 의혹 등도 디지털포렌식 기법 등으로 계속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와 오 전 시장 측 모두가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나오지 않으면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이 현재로서는 오 전 시장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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