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선정 '백년가게' 보령 청천정미소 최재열 대표

1978년 외조부 개업, 3대째 운영
도정기 1대서 작년 78억 매출

소포장 및 브랜드 개발로 특화
5년 내 관광체험시설도 조성
최재열 청천정미소 대표가 ‘3대째 보령쌀’의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최재열 청천정미소 대표가 ‘3대째 보령쌀’의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개인이 운영하는 정미소가 대형 미곡처리장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모한 ‘2020 백년가게 육성사업’에 선정된 충남 보령 청천정미소의 최재열 대표(33)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량으로 쌀을 수매하고 도정·판매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드 개발과 판매 전략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천정미소는 1978년 외조부가 개업한 뒤 부모님과 함께 최 대표가 3대째 운영 중이다. 개업 당시 죽정동 130㎡ 건물에서 낡은 도정기 한 대로 시작해 41년 만인 지난해 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4950㎡ 부지에 정미소와 창고동 자재동 건조동을 갖춘 지역 대표 영농조합으로 발전했다. 보령 지역 15개 미곡처리장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로 하루평균 20㎏ 쌀 1000포대(20t)를 생산한다.

청천정미소가 성장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1990년 초 외조부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5~6년간 문을 닫아야 했다. 이후 1999년 아버지 최정근 씨(59)가 외환위기로 발전설비회사를 그만두고 이곳에 정착해 다시 문을 열었다. 최 대표는 “아버지가 새벽부터 논에 나가 벼를 수확한 뒤 밤늦게 도정한 쌀을 거래처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수고를 십수 년간 감수했다”며 “정미소가 아버지가 온 뒤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최 대표는 대전의 한 대학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뒤 2009년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 일을 도왔다. 정미소를 가업으로 이어받아 사업을 확장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이듬해 직접 재배한 품질 좋은 쌀을 판매하기 위해 5000㎡의 논을 매입해 농사를 시작했다. 2억원을 들여 각종 농기구를 구입했는데 첫해 매출은 500만원에 그쳤다. 가족들에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핀잔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12만㎡로 경작 면적을 더 늘렸다. 2018년에는 ‘3대째 보령쌀’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해 상표·디자인을 등록했다. 보령시 농산물 판매 사이트와 인터넷 블로그, SNS를 통한 온라인 판매도 활발히 한다. 현재 고품질 품종인 삼광쌀을 20여 개 농가와 계약재배한 뒤 도정해 서울 경기 광주 등 전국 도매업체와 식당 등 200여 곳에 납품한다.

최 대표는 내년까지 1~4인 가족이 한끼 먹을 수 있는 소포장(100~400g) 쌀을 특화하기 위해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2025년까지 8억원을 투자해 쌀의 역사와 생산·도정·유통·판매 과정을 볼 수 있는 관광체험시설도 갖추기로 했다. 그는 “6차산업 롤모델로 키워 100년 이상 이어가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보령=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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