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데이트폭력 입건 약 1만명…경찰, 집중 신고기간 운영
지난해 경찰이 입건한 데이트 폭력 가해자가 약 1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다음달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두 달간 ‘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데이트 폭력을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집중 신고 기간에 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데이트폭력의 위험성을 알리고 신고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여성긴급전화 1366’을 운영하는 여성가족부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경찰 신고 절차와 피해자 보호 제도를 홍보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부 데이트 폭력 피해자는 가해자와 연인 관계라는 특성상 심각한 위협을 느끼기 전에는 신고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데이트 폭력은 강력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고된 사건에 대해서는 전국 경찰서에서 운영 중인 ‘데이트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경찰은 가해자 폭력에 대항한 피해자 행위는 정당방위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제공하고 전문기관을 연계해주는 한편 긴급 생계비·치료비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 폭력으로 형사 입건된 이들은 9858명이다. 혐의별로는 폭행·상해 7003명, 체포·감금·협박 1067명, 성폭력 84명, 살인 미수 25명, 살인 10명, 기타 1669명이다.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이다.

형사 입건자 수는 1~2년 전보다 소폭 줄었다. 2017년 1만303명, 2018년엔 1만245명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을 경찰에 신고하고 상담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신고 건수는 늘고 형사 입건자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017년 1만4136건, 2018년 1만8671건, 2019년 1만9940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