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 학습 과정까지 확대…식품 및 조리도구서는 균 안 나와
입원 환자는 22명으로 2명 감소…보건당국 "유치원 재개원, 내주초 결정"

경기 안산시 상록구 소재 A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역학조사중인 보건당국이 조사 범위를 기존 식자재 등에서 학습 과정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안산유치원 식중독 원인 '미궁'…장출혈성 대장균 양성 57명으로
지금까지 진행한 보존식과 환경검체 검사에서 장 출혈성 대장균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보건당국은 해당 유치원이 급식에 사용하고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음식 6건이 식중독의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나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27일 안산시 상록수보건소는 A유치원의 보존식과 환경검체 검사에 이어 최근 학습프로그램 표도 확보해 학습 과정에서 장 출혈성 대장균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말하며, 환경검체는 조리칼과 도마, 문고리 등 인체에 식중독 등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모든 검체를 말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그동안 조사는 급식에 집중됐는데 물이나 흙을 만지는 학습이 있었다면 이 과정에서 장 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는 차원에서 학습 과정까지 살펴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후 증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

이 유치원의 원생 및 교직원 202명 중 유증상자는 이날 정오 현재 111명에 이른다.

전날 102명보다 9명 증가한 것이다.

상록구보건소 관계자는 "전날 모든 원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일부 원생이 식중독 증상이 있었다고 밝혀 전체 유증상자 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원생과 가족, 교직원 등 295명을 대상으로 한 장 출혈성 대장균 검사에서는 지금까지 57명이 양성 판정을, 19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48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양성 반응자가 전날보다 8명 증가했다.

식중독 유증상 어린이 중 장 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는 15명이고, 이 가운데 신장투석 치료를 받는 어린이는 4명이다.

이번 식중독 사고로 현재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는 모두 22명(유치원생 20명, 원생 가족 어린이 2명)으로, 전날보다 2명 줄었다.

원생 2명이 상태가 호전돼 이날 퇴원했다.
안산유치원 식중독 원인 '미궁'…장출혈성 대장균 양성 57명으로
한편, 질병관리본부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경기도, 안산시,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3시 안산 상록구보건소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한 대책 회의를 했다.

회의에서는 식중독 발생 원인 규명 관련 논의와 함께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지난 19일부터 오는 30일까지로 설정된 A유치원의 폐쇄 조치 기간 연장 방안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회의 결과를 차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안산 상록구보건소 관계자는 "유치원의 폐쇄 기간 연장 여부는 내주 초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유치원 측은 전날 '폐쇄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1일 재개원하겠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가 잠시 뒤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