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예보 '경계'로 격상…지자체 "약제 살포, 알집 제거에 총력"

다음 주부터 도심에서 매미나방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번데기 상태의 매미나방이 날개 달린 성충으로 본격적으로 우화(羽化)하기 때문이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는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매미나방과의 전쟁'을 벌일 태세다.

27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단양 310㏊, 제천 130㏊, 충주 50ha, 진천 50㏊, 음성 40.5㏊ 등 중북부 지역 중심으로 매미나방 애벌레가 발생했다.

성충된 매미나방 내주부터 도심 대량 출몰 우려
산림당국은 지난겨울 포근한 날씨 속에 월동한 알의 치사율이 낮아져 폭발적으로 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충이와 흡사한 생김새의 애벌레들이 떼를 지어 참나무류의 잎과 줄기를 갉아 먹으며 피해를 주자 지자체들은 긴급 방제에 나서 개체 수를 최대한 줄였다.

그러나 깊은 산 속이나 높은 나무 등 방제 사각지대에 있던 애벌레들이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으로 속속 우화하며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제천시 산림보호팀의 유현정 주무관은 "10% 정도 우화한 상태에서 비가 내려 소강상태인데 작년 사례를 보면 다음 주부터 매미나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시내 곳곳에 나타난 매미나방을 없애 달라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충주시 산림보호팀의 강순구 주무관도 "매미나방 우화가 진행되면서 서충주신도시에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성충 우화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분석한다며 매미나방 발생 예보를 '경계' 단계로 올렸다.

올해 충북 중북부와 북한산 일대, 경기 하남, 강원도 원주, 춘천, 양구 등지에 매미나방이 대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성충된 매미나방 내주부터 도심 대량 출몰 우려
매미나방 성충의 수명은 7∼8일로 알려졌다.

암컷은 수컷과 교미 후 철제기둥이나 나무, 가로등 등 가릴 것 없이 무더기로 산란한다.

500원짜리 주화 크기의 알집(난괴)에 500개가량 알이 들어 있다고 한다.

지자체들은 날아다니는 성충 방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밀집해 있는 곳은 주민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약제를 살포할 계획이다.

불빛을 좋아하는 특성을 이용해 유아등(誘蛾燈)으로 유인해 잡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집단 발생을 막기 위해 알집을 최대한 많이 제거해 태우거나 땅에 묻는 데 행정력을 모을 계획이다.

지난해 매미나방이 재난 영화 수준으로 출몰했던 단양군의 허종수 산림보호팀장은 "작년 여름 홍역을 치른 뒤 올해 초부터 알집을 대거 제거했고, 애벌레 단계에서도 방제를 강화해 아직은 대발생 조짐은 없지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성충된 매미나방 내주부터 도심 대량 출몰 우려
정종국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는 "지난해 겨울부터 매미나방이 많이 살아남았고, 올해 포근한 겨울 날씨 속에 애벌레 밀도가 폭증했다"며 "지자체나 국유림관리소의 피해 저감 대책 추진을 위해 '경계' 단계로 발생 예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