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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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불기소’ 권고가 나오자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피의자 등은 이 제도를 통해 검찰의 과잉 수사를 저지하고, 불필요한 기소를 남발하겠다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사심의위는 2018년 처음 도입된 뒤 주로 검찰측이 스스로 수사의 객관성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활용했다. 그러나 이번 이재용 부회장 건을 계기로 고소인과 기관고발인, 피해자, 피의자 및 그들의 대리인과 변호인 등 사건관계인들이 적극 이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검찰청예규 제967호 검찰수사심의위 운영지침에 따르면 위원회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된 사건의 수사 적정성·적법성 등 사실상 검찰 수사와 기소 여부 전 과정을 포괄하고 있다.

채널A의 이 모 전 기자가 검사와의 친분을 앞세워 협박성 취재를 했다고 폭로했던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도 지난 25일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전격 요청했다.앞서 채널A 기자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신청했다.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수사심의위는 검찰 밖 시민(법조·언론·시민단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사자문단은 수사팀이 아닌 형사사법에 익숙한 법조인들로 구성한다는 차이가 있다.

대기업 법무팀 소속 한 사내변호사는 “이 부회장이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의견을 이끌어낸 것을 계기로 기업 오너 이슈를 주로 다루는 로펌에서 수사심의위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며 “중견기업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사건에서 수사심의위 신청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으로 재임한 문무일 전 총장 시절에 도입한 제도인 만큼, 기업인들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다고 해서 정권에 미움을 사진 않을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기업 뿐만 아니라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에서도 수사심의위 제도를 적극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사검사도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무시할 수 없고, 실제로 검찰은 이번 이 부회장 건을 제외한 총 8번의 수사심의위 결정을 모두 따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또 다른 변호사는 “잘 활용되지 않았던 제도가 ‘삼성 사건’을 계기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며 “검찰 수사의 절차나 결론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건당사자들이 기대를 품고 심의위를 찾지 않겠냐”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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