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검색 요원 노조만 4개…채용 시기 따라 입장 엇갈려
기존 직원은 직고용 반대…자회사 전환 보안경비 요원들도 동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직원 1천900여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지만, 공항에서 근무하는 다양한 노동자의 노동조합들이 저마다 다른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노노(勞勞) 갈등도 커지고 있다.

당장 기존에 공사 정규직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는 보안검색 요원들의 직고용에 반대하고 있으며, 보안검색 직원들로 구성된 4개 노조 간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또 직고용 대상에서 제외된 다른 직종의 노동자들은 공사 고용 정책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보안검색 요원들도 갈등…이미 노조만 4개
이번에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될 보안검색 요원들은 공사의 결정을 무조건 환영할 것 같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입장이 달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 보안검색 요원은 '인천공항 보안검색노조'라는 이름의 단일노조 소속이었다.

그러다 올해 노조 집행부의 소통 방식 등이 문제로 부각되면서 '보안검색운영노조'와 '보안검색서비스노조', '항공보안노조' 등 3개 노조가 더 생겨나 총 4곳으로 쪼개졌다.

이들 노조의 조합원 수는 기존 보안검색노조가 가장 많지만, 나머지 3개 노조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전체 세력으로 보면 과반을 이루고 있다.

기존 노조와 이들 3개 노조의 가장 큰 차이는 노조원들의 구성이다.

기존 보안검색노조는 상대적으로 2017년 5월 이전에 입사한 사람들이 많지만 새로 생겨난 3개 노조 중 규모가 가장 큰 보안검색서비스노조는 2017년 5월 이후에 입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2017년 5월이라는 입사 시기가 중요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해 5월 12일 인천공항을 방문해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고 이에 따라 공사는 그 이전과 이후 입사자의 직고용 방식을 달리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규직 전환 선언 이전에 입사한 사람은 서류전형과 인성검사, 면접 등을 통한 적격심사를 통과해야 직고용되는데, '절대평가' 방식인 데다 응시도 2017년 5월 이전에 입사한 보안검색 요원들만 가능해 사실상 전원 합격할 전망이다.

반면 2017년 5월 이후에 입사한 사람들은 서류전형과 인성검사, 필기시험, 면접 등으로 구성된 공개경쟁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공개경쟁은 기존 보안요원 외에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기존 보안요원에게 가점을 주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새로 공채시험을 통과해야 공사에 들어갈 수 있어 상당수의 탈락자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노조를 비롯해 2017년 5월 이전에 입사한 이들은 공사의 직고용 전환을 환영하고 있지만 보안검색서비스노조를 비롯해 2017년 5월 이후에 입사한 사람들은 탈락하는 보안검색 요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해 달라며 공사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또 일부 조합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다른 조합으로 옮기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특히 새로 생긴 보안검색서비스노조는 공사가 갑자기 직고용 방식을 바꾼 것도 문제로 삼고 있다.

당초 공사는 보안검색 요원들을 자회사 직원으로 우선 전환한 뒤 인천국제공항공사법 등을 바꾼 후에 직접 고용할 계획이었다.

이 경우 입사 시기 등에 따른 보안검색 요원들 간 차별도 없고 탈락자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보안검색서비스노조는 이 방식에 동의했지만, 기존 노조에서는 법 개정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며 반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가 갑자기 '청원경찰' 신분의 직고용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노조 간 갈등이 폭발하는 상황이다.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 직고용에 '노·노·노·노' 갈등

◇ 기존 공사 직원 1천400명인데 직고용 대상은 1천900명…제1노조 빼앗길라
공사의 이번 직접 고용 방침에 가장 반발하는 곳은 공사 정규직 직원들로 구성된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인천공항노조)이다.

현재 공사 일반 정규직 직원 수는 2019년 말 기준으로 1천480명이다.

이번 계획대로 1천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이 청원경찰로 직고용되면 기존 직원의 수를 넘어선다.

이 경우 노조원 수에서 밀리게 되고 노조 주도권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공사 정규직 직원들은 청원경찰이 들어오면 이들이 동등한 임금체계나 사무 직렬 전환 등을 요구하면서 기존 노조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노조는 공사의 이번 결정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총력 투쟁한다는 방침이다.

공사 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청원경찰로 채용된 뒤 이들이 제1 노조를 차지해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면 그 피해는 기존 직원들이 입게 된다"며 "힘든 경쟁을 뚫고 들어온 직원들과 형평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노조는 25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를 바라며'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규직 전환 결정을 규탄할 계획이다.

한편 이미 자회사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던 유사 직역의 노동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보안검색 요원들과 성격이 비슷한 보안경비 요원들이 대표적이다.

1천729명인 보안경비 요원들은 이달 중 인천공항의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들 보안경비 요원은 공사에 청원경찰 방식의 직고용을 요구했지만, 공사가 이를 반대했고 결국 지난해부터 진행된 제3기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자회사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하지만 공사가 보안검색 요원들만 '청원경찰' 방식의 직고용을 결정하자 보안경비 요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공사는 청원경찰과 관련, 이전과 정반대로 입장이 바뀌었음에도 우리와 어떤 사전협의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무기를 소지한 채 청원경찰 역할을 하는 인천공항 경비 노동자들은 오히려 자회사에 속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직고용, 자회사 전환자 간 동등한 처우를 보장한다는 합의와 달리 직고용 전환자에게만 더 나은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소문이 무성한 상태"라며 "노동자 대표들과의 협의를 시급히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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