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있어 배 대신 차로 갈 수 있는 영흥도는 관광객 급증
서해5도 관광객 급감…코로나19에 남북 관계마저 악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최북단 서해5도를 찾은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섬 주민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남북 관계까지 심상치 않아지자 관광객의 발길이 더 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5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찾은 관광객은 2만7천95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급감했다.

기암절벽이 가득한 두무진 등 천혜의 볼거리가 즐비한 백령도의 올해 관광객은 1만6천8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7천43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평도(소연평도 포함) 관광객은 작년 7천878명에서 올해 6천224명으로, 대청도(소청도 포함)는 지난해 6천263명에서 올해 4천894명으로 각각 1천명 넘게 줄었다.

이는 올해 1월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최근까지 5개월간 감염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다닥다닥 붙어 앉는 여객선 이용을 꺼린 여파로 풀이된다.

반면 섬과 육지를 연결해주는 다리가 있는 영흥도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대폭 늘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영흥도 관광객은 156만4천9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7만7천151명보다 32% 증가했다.

영흥도 관광객 증가량이 워낙 많다 보니 올해 서해5도 관광객이 크게 줄었는데도 옹진군 전체 관광객은 오히려 증가했다.

서해5도와 영흥도는 모두 옹진군에 포함돼 있다.

섬으로만 이뤄진 옹진군의 지난해 1∼5월 관광객은 총 141만8천19명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78만9천490명으로 26% 늘었다.

옹진군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선을 타야 갈 수 있는 서해5도는 관광객이 줄었지만, 다리가 놓인 영흥도나 북도면 섬 지역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 갈 수 있어 관광객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외에 서해5도 관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또 생겼다.

최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하면서 남북 관계가 악화해 최북단 서해5도를 찾는 관광객이 더 줄어들 수도 있어 보인다.

전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태도가 돌변할 수도 있어 관광객들이 서해5도를 찾기가 쉽지 않다.

서해5도는 접경지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남북 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완화하자 그해 여름(6∼8월)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급증했다.

백령도에서 10년 넘게 택시를 운행하는 기사 변모(62)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관광객이 안 와 작년 이맘때보다 수입이 절반 넘게 줄었다"며 "보통 4월부터 늦가을까지 관광객으로 섬이 북적여야 하는데 요즘은 놀다시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 면회객이나 휴가 장병 손님도 줄었고 최근에는 남북 상황까지 좋지 않아 더 손님이 없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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