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행동보류·확성기 철거 소식에 연평도 주민 안도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한 데 이어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되면서 서해 북단 연평도 주민들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에 강풍주의보에 이어 호우주의보까지 발효되자 주민 대부분은 자택에서 북한 관련 TV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각자의 평온한 일상을 이어갔다.

연평도에서 '대신호'를 운영하는 차재근(60·남)씨는 "오늘은 기상 상황이 나빠 조업을 못 나갔지만 내일은 조업에 나설 예정"이라며 "그동안에도 북한 상황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고 내일도 평소와 같이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는 인근 북한군 진지의 해안포 포문 열려 있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관측되면서 한때 주민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던 곳이다.

연평도 인근 북한 개머리해안의 포문은 이달 19일에 이어 22일에도 개방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달 21일에는 개머리해안 인근 북한 대수압도에서도 포문이 개방된 것으로 관측됐다.

10년 전인 2010년 11월 북한의 포격 도발을 겪었던 연평도 주민들은 혹시나 모를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며 긴장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 전단 살포용 풍선이 전날 오전 강원 홍천에서 발견되자 북한에 도발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연평도 포격 도발을 겪었다는 연평도 서부리 주민 김모(60·여)씨는 "아침에 북한이 군사행동을 보류했다는 뉴스를 보니 안심이 됐다"며 "그동안 마음 한편에 있던 불안감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안함이 있지만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불안함이 해소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며 "이제는 불안감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호우주의보 등이 발효된 연평도는 날씨가 흐려 북한 측 동향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군 관계자는 "북측에서는 최근 계속해 특이동향이 관찰된 것은 없다"며 "북한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사흘 만에 다시 철거하는 동향도 포착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