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문제 빌미로 '결속·대남경고·국제사회 이목' 목표 달성 판단 가능성
경제난 상황에서 군사적 긴장고조는 부담…한미연합훈련 등 보고 추가조치 가능성
북, 주민결속·존재감 부각 원했나…군사행동 직전서 '브레이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예고했던 군사행동을 돌연 보류한 것은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주민 결속과 강력한 대남 경고, 국제사회의 이목 집중 등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대남 군사행동에 곧바로 착수했다가는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치고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재개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여겼을 가능성도 있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북한군 총참모부가 예고했던 ▲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 접경지역 군사훈련 ▲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의 조치는 당장 실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를 시작으로 연락채널 단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비무장지대(DMZ)에서 군사적 움직임 등으로 직진하던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 개시를 앞두고 일단 멈춘 것이다.

북한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조짐은 이미 있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연락사무소 폭파 이틀 뒤인 18일 "금후(이후) 조선의 연속적인 대적행동 조치의 강도와 결행 시기는 남조선 당국의 처신·처사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대남 강경 행보를 이어왔기 때문에 남측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면서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했다'고 한 점이 주목된다.

최근 정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남측이 경찰 등을 동원해 전단 살포를 적극적으로 제지하려 하고 관련 입법에 착수하는 등 단호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수 있다.

그러나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판하는 담화를 내놓은 직후부터 남측은 '대북전단 금지'를 강하게 천명했다는 점에서 남측 태도에 따라 북한이 생각을 바꿨을지는 의문이다.

북, 주민결속·존재감 부각 원했나…군사행동 직전서 '브레이크'

이보다는 북한이 일련의 대남 압박 행보로 단기적인 목표는 일단 달성했다고 여겼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난이 가중되는 등 내부에 불만 요인이 있었는데, '최고 존엄'을 모욕하는 외부의 적을 내세우면서 주민을 다시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북한은 노동신문 등을 통해 연일 전단살포를 규탄하는 군중 집회 소식을 전하는 등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한 바 있다.

또 충격적인 연락사무소 폭파로 남측에 '지난 2년여간 쌓아 올린 성과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으니 미국 눈치를 보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여길 수 있다.

아울러 언제든 고강도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면서 미국 대선과 코로나19 등으로 사라졌던 존재감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대남 군사행동에 나서 남북 대치 상황이 전개되면 경제난 극복에 매진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애초에 2018년 9·19 군사합의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대남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는 부담을 덜어줬다는 측면에서 북한이 더 반겼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

아울러 섣불리 군사적 긴장감을 높였다가는 한미가 8월로 예상되는 연합훈련을 전례 없는 강도로 진행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아직 여지를 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이 마침표를 찍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수 있다.

북한은 이번에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한다고 밝혀 언제든 다시 실행할 여지를 남겨뒀다.

일각에선 한미연합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북한의 군사행동 착수 여부를 가를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신보는 지난 18일 보도에서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계속 감행되는 조건에서 단계적 대적사업 계획이 필연적으로 군사행동 계획으로 이행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북, 주민결속·존재감 부각 원했나…군사행동 직전서 '브레이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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