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천씩 수산물 처리하던 동편부두 1~3부두 26일까지 폐쇄
폐쇄 풀려도 차질…냉동화물 담당 항운노조원 중 36.4% 2주 격리
선용품·유류 공급업 등 연관 업계도 타격 불가피
"한번 떠난 배는 되돌아오지 않는데…" 위기에 내몰린 감천항

러시아 국적 냉동운반선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부산 감천항이 최소 4일간 하역작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해수부는 문제의 러시아 선박이 접안한 감천항 동편부두인 1∼3부두 냉동수산물 하역작업을 26일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부산항운노조, 하역사, 부산항만공사는 러시아 선박에서 하역작업을 한 노조원 124명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항구 재가동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동안 감천항은 러시아,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로부터 수입한 수산물을 하루 평균 5천t가량 처리해왔다.

현재 감천항에는 하역 작업 중단으로 대기 중인 선박만 11척이며, 10여 척이 추가로 입항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 선원 집단 확진에 이어 국내 노동자도 감염돼 항만 폐쇄가 장기화하면 감천항 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천항에서 일하는 항운 노동자 407명 중 냉동화물 하역담당은 340명.
이중 36.4%인 124명이 문제의 러 선박 선원과의 접촉으로 최소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 항만 운영이 재개되더라도 자칫 인력 부족으로 하역작업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빨리 하역해야 선사가 다시 새 짐을 받을 수 있는데 감천항이 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입항 예정이던 선박이 선회해 다른 국가나 항만으로 떠날 수 있다"며 "한번 떠난 선박은 좀처럼 되돌아오지 않는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구역별로 일하는 인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 인력을 투입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감천항 폐쇄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노조원과 항만 내에서 선사와 노동자를 상대로 물품(선용품)을 공급하고 수익을 내던 이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박은 입항부터 다시 항구를 떠날 때까지 약 10일간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

그동안 배에 유류, 선용품, 청수 등 물품을 공급해오던 관련 업체와 항만 내 식당 2곳도 이번 사태로 잠정 휴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부산창고업협회 관계자는 "감천항 폐쇄가 한 달 이상 장기화한다면 인근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업체가 만만찮은 타격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감천항에서 일하던 노조원은 노동량에 따라 임금을 받는 도급제 방식으로 급여를 받아왔기 때문에 당장 생계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간 노조원 124명은 법적으로 최저생계비를 보장받지만, 하역작업 중단으로 일이 없어진 나머지 노조원은 무작정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BPA 관계자는 "우선 검사 결과를 확인한 이후 인건비 관련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