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조사 결과…"코로나19로 국민의 차별 민감성이 높아져"
국민 91% "코로나19 계기로 '나도 차별당할 수 있다' 생각"
국민 열 명 중 아홉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신도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인권위가 발표한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1천명 응답자의 91.1%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나도 언제든 차별의 대상이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아주 많이 했다'가 19.8%, '조금 했다' 53.2%, '지금 그런 생각이 든다' 18.1%였다.

'전혀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8.9%였다.

인권위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차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전체 응답자의 69.3%는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혐오나 차별의 대상이 된 사회집단이 있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별·혐오 대상이 된 집단이 어디인지 복수로 물어본 결과, 종교인이 59.2%로 가장 높았고, 특정 지역 출신이 36.7%, 외국인·이주민이 36.5%였다.

그 외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별대상이 된 집단으로는 질환이 있는 사람(32.3%), 가난한 사람(8.5%), 노인(8.1%), 장애인(4.9%) 등이 꼽혔다.

국민 91% "코로나19 계기로 '나도 차별당할 수 있다' 생각"
응답자의 10명 중 8명(82.0%)은 한국에서 차별이 '심각'(매우 심각 19.9%, 약간 심각 62.1%)하다고 응답했다.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17.0%, '전혀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1.0%였다.

지난 1년 동안 실제로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7.2%였다.

차별을 받은 이유(복수 응답)로는 성차별(48.9%)과 연령에 대한 차별(43.4%)이 가장 많았고, 경제적 지위(23.9%), 학력(21.3%), 신체조건(18%), 출신 지역(16.9%) 등 순으로 높았다.

응답자 40.0%는 한국에서 과거보다 차별이 심화하고 있다고 답했고, 차별이 심화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불평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차별에 대한 대응책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응답자의 88.5%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인권위 의뢰를 받아 올해 4월 22∼27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모바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