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돌 맞은 한국선급 "디지털 선박검진 기술로 제2 도약"
이형철 한국선급 회장(사진)은 23일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디지털·친환경 미래기술 분야를 강화하겠다”며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맞춤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직업능력개발 훈련 사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부산 강서구 한국선급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한국선급이 세계 7위 국제 선급으로 성장한 것은 각국 정부를 비롯해 해운, 조선 및 기자재 업계 등의 관심과 격려 덕분”이라며 “선급 업무 전반을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해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형태의 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선급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5년까지 고장 진단 및 예측 기반 기술, 드론 등을 활용한 스마트 검사 기술, 3차원(3D) 모델 기반 설계 승인 등 열 가지 분야의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자율운항 선박 시대에 대비해 해사업계와 공동으로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에 관한 연구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국선급은 1960년 선박검사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故) 허동식 박사와 2명의 선박 검사원이 설립했다. 영국 미국 등 외국 선급보다 50~200년 늦은 후발주자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1988년 세계 12개 선급만 가입한 국제선급연합회(IACS) 정회원이 됐다.

한국선급은 등록 선박 기준 세계 7위의 국제선급으로 발돋움했다. 세계 66개 검사 네트워크를 갖추고 80개 국가로부터 정부 대행 검사권을 획득해 검사 및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장은 “조선 강국이 되는 기반에는 제대로 된 선박검사가 필수적”이라며 “조선 및 선박검사 강대국과의 경쟁에서 자리를 잡아 해양 강국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탄탄한 기반 덕택에 한국선급은 지난 16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한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2019년 성과평가’에서 최고등급(A)을 받았다.

한국선급 공동훈련센터를 대상으로 매년 시행하는 성과 평가는 △훈련시설·장비·강사 등 인프라 △협약기업 관리 △훈련 지원 분야 등을 평가한다. 이 회장은 “수요 분석과 설계, 피드백 전 단계에서 혁신과 서비스 품질을 강화해 글로벌 해사업계의 직업훈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선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18일 창립 60주년 기념식 행사를 간소하게 치르고 아낀 비용을 해운·조선 관련 인재 육성과 지역사회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한국해양대 등에 기부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