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재개장한 포항중앙상가 영일만친구 야시장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포항시 제공
지난 20일 재개장한 포항중앙상가 영일만친구 야시장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1000억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을 추가 발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한 지역 소비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포항시는 오는 28일까지를 ‘퐝퐝세일 주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에 500억원어치의 포항사랑상품권을 10% 할인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포항시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이미 올해 3000억원어치 발행했다. 1000억원을 더 발행하면 인구 50만 명 포항에서 올해에만 4000억원어치의 지역 화폐가 유통되는 셈이다.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다.

포항시는 퐝퐝세일 기간 지역기업, 시민사회단체, 대학, 자생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내 소비왕 선발대회, 전통시장 장보기 등의 소비촉진운동을 벌인다. 6000여 곳 이상 외식업, 이·미용업, 도·소매업체에서는 전 품목을 10% 이상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포항중앙상가 영일만친구 야시장도 정식 개장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사랑상품권은 특별한 때를 제외하면 평균 할인율이 5~6%였다”며 “이번 세일주간에 500억원 규모 상품권은 5% 추가 할인받을 수 있어 조기 완판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코로나19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포항사랑상품권 1500억원 규모 할인행사도 1주일 새 1131억원어치가 팔렸다.

포항사랑상품권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상품권을 사고팔기 쉬운 환경 조성과 경제적 유인, 적극적인 홍보 덕분이다. 손창호 포항시 일자리경제노동과장은 “주민과 소상공인 모두가 쉽게 상품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지역 내 160여 개 금융회사를 판매기관으로 등록했다”며 “주민에게는 5% 이상 할인율을 제공하고 상인에게는 수수료 부담이 있는 신용카드보다 더 유리하다는 것을 적극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포항시에서는 시내 상점 열 곳 중 여덟 곳에서 포항사랑상품권을 현금처럼 유통하고 있다. 개인은 연간 400만원 범위에서 월 50만원까지 살 수 있고, 법인은 한도액 제한은 없지만 할인받을 수 없다.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과 달리 제조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학원업 등 거의 모든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상품권을 쓰면 쓸수록 포항이 발전한다’는 포항 지역민의 애향심도 한몫했다. 지난해 포항 시민 여덟 명 중 한 명꼴로 상품권을 구매했고, 할인 행사 때마다 상품권이 없어서 못 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포항시는 지난 3년간 4000억원어치 상품권 판매로 1조5000억원의 경제파급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포항시는 부정한 방법으로 유통한 가맹점에는 지정 취소와 같은 행정조치를 하고 부정 구매자에게는 부당이익금을 환수할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3년간 상품권 유통을 통해 돈을 돌게 한 것이 침체된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올해 전국 최대 규모인 4000억원어치를 완판해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