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1000억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을 추가 발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한 지역 소비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다.포항시는 오는 28일까지를 ‘퐝퐝세일 주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에 500억원어치의 포항사랑상품권을 10% 할인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포항시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이미 올해 3000억원어치 발행했다. 1000억원을 더 발행하면 인구 50만 명 포항에서 올해에만 4000억원어치의 지역 화폐가 유통되는 셈이다.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다.포항시는 퐝퐝세일 기간 지역기업, 시민사회단체, 대학, 자생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내 소비왕 선발대회, 전통시장 장보기 등의 소비촉진운동을 벌인다. 6000여 곳 이상 외식업, 이·미용업, 도·소매업체에서는 전 품목을 10% 이상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포항중앙상가 영일만친구 야시장도 정식 개장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사랑상품권은 특별한 때를 제외하면 평균 할인율이 5~6%였다”며 “이번 세일주간에 500억원 규모 상품권은 5% 추가 할인받을 수 있어 조기 완판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코로나19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포항사랑상품권 1500억원 규모 할인행사도 1주일 새 1131억원어치가 팔렸다.포항사랑상품권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상품권을 사고팔기 쉬운 환경 조성과 경제적 유인, 적극적인 홍보 덕분이다. 손창호 포항시 일자리경제노동과장은 “주민과 소상공인 모두가 쉽게 상품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지역 내 160여 개 금융회사를 판매기관으로 등록했다”며 “주민에게는 5% 이상 할인율을 제공하고 상인에게는 수수료 부담이 있는 신용카드보다 더 유리하다는 것을 적극 안내했다”고 설명했다.포항시에서는 시내 상점 열 곳 중 여덟 곳에서 포항사랑상품권을 현금처럼 유통하고 있다. 개인은 연간 400만원 범위에서 월 50만원까지 살 수 있고, 법인은 한도액 제한은 없지만 할인받을 수 없다.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과 달리 제조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학원업 등 거의 모든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상품권을 쓰면 쓸수록 포항이 발전한다’는 포항 지역민의 애향심도 한몫했다. 지난해 포항 시민 여덟 명 중 한 명꼴로 상품권을 구매했고, 할인 행사 때마다 상품권이 없어서 못 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포항시는 지난 3년간 4000억원어치 상품권 판매로 1조5000억원의 경제파급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포항시는 부정한 방법으로 유통한 가맹점에는 지정 취소와 같은 행정조치를 하고 부정 구매자에게는 부당이익금을 환수할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3년간 상품권 유통을 통해 돈을 돌게 한 것이 침체된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올해 전국 최대 규모인 4000억원어치를 완판해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지방 국립대에서 차기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선거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대학구성원(교수 직원 학생 등)들의 투표 반영비율로 시작된 갈등이 법정 소송까지 비화되고 있다.지난 17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국립부경대 총장선거는 대학구성원들의 투표 반영비율을 둘러싼 갈등으로 무산됐다. 비교수 단체(직원, 조교, 학생) 측은 총장 선출 투표장에서 투표를 막았다. 총장추천위원회는 다음달 1일 모바일 투표로 총장 임용 후보자 선거를 치를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선거사무를 위탁받은 부산남구선거관리위원회가 관련 규정 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규정 개정이 추진되자 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경대지부 관계자는 “온라인 투표를 하겠다는 것은 교수들만의 총장을 뽑겠다는 것”이라며 “대학평의원회는 위원 과반이 참석해야 개정안을 심의할 수 있는 만큼 비교수 단체와 연대해 개정을 막겠다”고 말했다. 앞서 총장추천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교수는 1인당 1표, 직원은 1인당 0.24표, 조교는 1인당 0.064표, 학생은 0.0011표의 권한을 부여해 교직원 노조와 학생의 반발을 샀다.다음달 15일 8년 만에 직선제로 총장 선거를 치르는 경북대도 대학구성원 간 투표 반영비율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와 총학생회 등은 “교수 80% 반영비율에 비해 직원 15%, 학생 5%는 너무 낮다”며 법원에 ‘총장임용후보자선정규정 무효확인의 소’를 제출했다. 경북대교수회 관계자는 “총장선거 시행세칙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법률 위반 사항은 없다”고 했다. 전남대는 오는 9∼10월 치러질 차기 총장 선거에서 교수, 직원, 조교, 학생들의 투표 반영비율을 놓고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대도 차기 총장 선출 문제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대학구성원들의 투표로 추천한 후보가 탈락했기 때문이다.인천=강준완/부산=김태현/대구=오경묵 기자 hyun@hankyung.com
지난 5월 부산지역 기업들의 수출이 7억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10년 만에 최악의 상태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르노삼성자동차의 닛산 로그 수탁생산 물량이 끊어진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 완성차업체는 물론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는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서 부산지역의 5월 수출 실적이 7억4369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37.7% 감소한 수치다. 부산지역 수출이 7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2월(7억2349만달러) 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전국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23.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부산지역 수출 감소 폭이 더 두드러진다.무협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수출물량 중단 등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대중 수출이 증가한 동광을 제외한 부산의 주요 수출품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연도강판 21.3%, 원동기 34.7%, 주단강 23.1%, 선박용 엔진 및 부품 41.3% 등이다.승용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은 지난해 5월과 비교해 각각 86.2%와 62.2% 줄어들었다. 미국 승용차 수출은 단 1달러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자동차 수출은 8731만달러로 당시 수출액 1위 품목이었지만 지난 4월 5만달러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아예 실적이 없었다.중국은 동광 수출에 힘입어 3개월 연속 미국을 제치고 부산 수출 대상국 1위를 기록했다. 김상래 무협 부산본부 과장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지역 경제의 한 축인 관광산업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부산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도 “부산의 수출 주력 산업인 자동차의 미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부품업체들도 생산을 줄이거나 멈출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